울산의 바이오메디컬 연구역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실상 울산에는 번듯한 국립병원이나 대학병원 하나 없는 곳인지라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인프라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UNIST와 울산대학교, 울산대병원, 춘해보건대학교 등을 종합해보면 연구 역량은 전국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개교한지 9년째 접어드는 UNIST 교수들의 연구역량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연구역량이 인류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산업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울산시는 대선공약사업으로 바이오메디컬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울산시는 바이오메디컬산업 육성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29일 그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 보고회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바이오메디컬분야의 연구자당 연구논문수로는 2014년 전국 2위, 논문 한편당 피인용 수(CPP Citation Per Paper)를 따져본 결과 연구개발수준지표는 전국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메디컬 분야 중에서도 게놈기반 개인 질병진단 및 치료, 암진단 표적 치료, 나노생체재료 및 인공장기, 바이오메디컬 다바이스, 산업재해 및 응급외상 치료, 공공보건 인프라, 뇌신경질환 진단치료, 신체면역기반 치료 등 8개 분야에서 미래 신기술 도출이 유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울산의 바이오메디컬 산업 추진은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연구역량이 이처럼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대학과 울산시 간의 공유가 없었던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미 2005년부터 인천시는 바이오메디컬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의료용 로봇개발 사업도 4월 분사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게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업이었던 산재모병원이 가시화됐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매우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늦었지만 서둘러야 할 일이다.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연구개발 지원은 물론이고 연구역량을 산업화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울산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계기도 만들어야 한다. 산재모병원 설립의 타당성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다시 요청해야 할 것이다. 바이오메디컬 분야가 울산의 신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국립병원과 바이오메디컬국가산업단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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