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담화…대미 위협수위 높여

북한이 29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책임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전략자산과 특수작전 수단을 끌어들인 미국에 있다며 대미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이제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선제타격했든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부단히 강화해오다 못해 수많은 핵 전략자산들과 특수작전 수단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모험으로 전쟁 위험이 무겁게 드리운 현 조선반도 정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의 시초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6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선제적 특수작전’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은 “정세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특대형 도발자들을 후려치는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의 투명성을 강조한 것은 ‘궤변’이라며 “유사시 상대측에 은밀히 침투하여 지휘부를 제거할 임무를 맡은 미국의 특수작전기 편대들이 도적고양이처럼 우리 영공 가까이에 기여들어 정밀폭격 훈련을 하였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투명한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전략적 종심(縱深·전방에서 후방에 이르는 작전범위)이 깊지 않은 우리 나라의 조건에서 미국의 첨단 핵 전략자산들과 특수작전 부대들의 불의적인 선제공격을 막고 자기를 지키는 길은 단호한 선제공격뿐”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군대는 섬멸의 포문을 열어놓고 핵타격 무장의 조준경으로 미국을 주시하고 있으며 움쩍하기만 하면 그 기회를 미 제국주의의 비참한 괴멸로 이어갈 일념으로 가슴 불태우고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최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수뇌부를 겨냥한 한미의 특수작전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위협수위를 높이는 데는 향후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스위프트)의 북한 퇴출 등 최근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에 대해 “우리와의 정치 군사적 대결에서 수세에 몰린 자들의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미국 하원에서 최근 발의된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에 대해서도 “미국이 자국법에 따라 우리와 거래하는 다른 나라들에 가하겠다고 하는 단독제재 역시 국제법을 난폭하게 위반하는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의 핵무기를 빼앗아 보려고 유엔제재요, 단독제재요 뭐요 하며 별의별 비열한 짓을 다 해도 그것은 제재의 부당성과 비도덕성만을 부각시킬 뿐”이라고 강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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