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북한 방문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돼 온 남북한간 문화·관광·체육분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군사분야는 국방장관회담, 경제분야는 경제협력위원회가 가동돼 공동선언 후속조치들이 논의됐지만 민족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문화·관광·체육분야는 소강상태였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김장관도 이번 방북에서 남북 문화장관회담의 정례화와 남북 문화·관광·체육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체결을 우선 과제로 추진해 이 분야의 교류가 정치, 군사적 상황변동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문화·관광·체육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체결될 경우 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와 지난해 6·15 남북 공동선언에서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던 문화 관광 체육분야 교류협력이 각론 수준으로 이행돼 교류협력사업 이행을 위한 남북 공동협의기구 등이 설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체육 교류와 관련해 김장관은 오는 4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단일팀 구성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분산개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체육분야와 함께 김장관의 방북에서 성과가 주목되는 분야는 관광. 문화관광부가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서 남북한 연계관광코스 개발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고 북한측도 관광사업을 통해 외화난을 해소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측 차량을 이용해 서울~판문점~개성 당일 관광이나 숙박관광 코스 개발을 비롯해 서울~개성~평양~묘향산, 속초~나진~칠보산 등 남북연계 관광코스 개발 및 9월 세계관광기구(WTO) 총회와 월드컵 축구대회 및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를 참관하는 외래 관광객들이 북한 지역도 함께 방문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도 남북문화장관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장관은 물론 "금강산 관광 문제는 이번 방북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현대아산측이 금강산 관광사업의 지속 여부를 재검토할 정도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비공식적인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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