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관리 “틸러슨, 만남 사실 확실히 알려지기 원해”

▲ 30일(현지시간) 터키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NYT “틸러슨, 인권·민주주의·법치 관련 발언 없어” 지적

 

터키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인권상황을 직접 비판하는 대신 투옥된 미국인 목사의 부인을 만난 일정을 공개, 우회적인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틸러슨 장관을 수행한 익명의 미 국무부 관리는 31일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틸러슨 국무장관이 브런슨 사모와 만나 브런슨 목사 사건의 최근 정보를 나눴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틸러슨 장관은 사태를 풀기 위해 브런슨 사모와 계속 접촉하는 데 열의를 쏟고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브런슨 목사의 가족을 면담하고 일정까지 언론에 공개, 터키를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터키의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후퇴 논란에 관한 우려를 직접 표명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터키를 찾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국 기자 구금 등 인권과 언론자유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

터키 이즈미르에 있는 작은 교회에서 목회한 브런슨 목사는 작년 10월 이민법 위반으로 구금됐다.

터키 당국은 이어 브런슨 목사에게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 가담 혐의를 적용, 수감한 것으로 언론의 보도로 알려졌다.

귈렌은 터키가 쿠데타 시도 직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다.

터키는 종교의 자유가 있으나, 지난해 7월 쿠데타 이후 브런슨 목사를 비롯해 미국과 독일 등 서방 출신 기독교 성직자의 구금과 추방이 잇달았다.

올초 한 한인 교회의 목사 A씨도 브런슨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민법 위반으로 구금됐다 45일만에 풀려났다.

A씨의 구금이 길어지자 당시 교민 사회에서 이스탄불 총영사관에 탄원서를 요청했으나 총영사관 측은 “사형 위기에 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재국의 정부에 그러한 서신을 보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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