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오른쪽)과 안젤리쿠시스 그룹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왼쪽)이 LNG-FSRU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백기사’를 자처한 ‘단골 선사’로부터 초대형유조선(VLCC) 3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Maran Tankers Management)로부터 31만 8000t 규모의 초대형유조선 3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 원)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밝힌 VLCC 시세는 3월말 기준 한 척당 8000만 달러이므로, 시세보다 약 300만 달러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차세대 친환경선박이다.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2018년까지 3척이 순차적으로 선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박을 발주한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과 인연이 깊은 고객으로, 대우조선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지속해서 발주를 해줬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의 추가 자구안이 발표될 당시에도 LNG선 2척과 VLCC 2척을 발주했고, 수주 가뭄이 지속되던 지난해 12월에도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1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번 발주의 경우 지난달 14일 두 회사가 VLCC 발주 협의를 이미 마친 상황이었으나,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방안이 발표되고 대우조선이 자율적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어 최종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 계획안 제도)에 들어갈 경우에도 회사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선박 발주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에는 노조도 힘을 보탰다.

홍성태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선주에게 편지를 보내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납기 준수를 통해 선주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94년 첫 거래 이후 이번 계약을 포함하여 총 92척의 선박을 대우조선에 발주했다.

현재 총 18척의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들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와 루마니아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은 올 들어 현재까지 LNG선 2척, VLCC 5척 등 총 7척, 7억 7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 2월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LNG-FSRU 1척의 본계약을 예정대로 이번 달 체결하면 수주액 10억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정부는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발표하면서 “올해 대우조선이 20억 달러의 수주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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