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뱅킹 확산에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등장

은행점포 1년전보다 2.4%줄고 자동화 기기도 2641개 감소

창구거래땐 수수료 부과까지…상대적 박탈감·소외감 심해

인터넷뱅킹 사용자 비율이 높아지고, 은행 창구를 방문해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크게 줄면서 노인층이 금융거래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등장한 데다 점포가 아예 없는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노인층의 금융거래 소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1년 전보다 175곳(2.4%)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2년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현금인출기(CD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 등 자동화기기 수도 2641개 감소했다.

소비자의 금융거래 이용이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으로 쏠린데 따른 은행들의 방침인 것이다. 실제 지난 3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출범 사흘만에 가입자수 10만명을 돌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일부 시중은행은 창구거래에 수수료를 매기는 은행까지 등장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부터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신규고객에게 월 5000원의 계좌 유지 수수료 부과 제도를 도입했다. 전체 거래 잔액이 1000만원 미만이 부과 대상이다. 창구를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뱅킹 고객은 수수료가 면제된다.

KB국민은행도 거래 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고객이 창구에서 입출금 거래를 하면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역시 인터넷뱅킹 고객은 면제 대상이다.

창구 거래를 주로 하는 고령층에게는 ‘고령수수료’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인터넷뱅킹 이용자(최근 1년간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적 있는 사람) 비율은 세대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79.8%, 30대 88.1%, 40대 73.5%인 반면, 50대는 42.5%, 60대 14.0%, 70세 이상은 4.3%였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령층으로서는 가뜩이나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어렵게 찾아간 창구에서 수수료까지 물린다니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 금융기관들은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점수의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나 일부 점포를 통폐합 하거나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역은행의 경우 여러가지 여건상 당장은 점포수를 줄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결국 인터넷·모바일뱅킹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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