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총수 기소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을 털어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공격 경영’ 행보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7일 최 회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최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처벌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막바지 수사력을 집중했으나 불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K스포츠에 80억원을 추가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자금을 건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혐의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SK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된 최 회장 기소 리스크에서 말끔하게 벗어나게 됐다.

SK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그간 오해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작년 12월부터 출국 금지되면서 경영 행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재계 유력 인사가 모이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불참한 것은 물론 중국 화학사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추진 등 중국 사업에서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도 최 회장은 올해 ‘공격 경영’ 행보를 펼쳐왔다.

지난 1월 이후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는 ‘반도체 빅딜’, SK이노베이션의 다우케미컬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인수 등을 성사시켰다.

올해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1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지난해 14조원보다 21%나 늘어난 규모다.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노력은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제 검찰 수사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짐에 따라 최 회장은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 일선을 누빌 계획이다.

출국금지도 조만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급한 현안은 일본 도시바(東芝)의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전이다.

현재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 후보군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4곳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폭스콘은 3조엔(약 31조원)을 예비입찰 금액으로 써내는 등 도시바 인수에 열을 올리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조인트벤처 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이 독점교섭권을 요구하면서 매각 관련 일정이 중단되는 등 여러 돌발 변수가 불거지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binding,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도시바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SK이노베이션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문제, 지난해 11월 중동 방문 관련 현지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 작업 등도 중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아울러 최 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 관련 프로젝트에도 더욱 관심을 갖고 챙겨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승진 임원과의 만찬 자리에서 “변화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교통, 바이오, 신에너지 등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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