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풀들의 소리를 들으라

▲ 주한경 작가의 ‘The sound of grass’
주한경 작가가 5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통산 열번째 개인전이다. 19~2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4전시장.

전시 주제는 ‘풀(Grass)의 소리를 담다’다. 그 동안 보아 온 작품과 달리 100~200호 크기의 대작 10여 점이 선보인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풀을 드로잉의 모티브로 삼는다. 그가 스쳐지나가는 풀을 자세히 들여다 본 건, 몇 년 전 작업실을 울산 북구쪽 전원마을로 옮기면서 부터다. 평범한 이들에겐 그저 보잘 것 없는 개체지만 그림을 그리는 그에겐 또다른 시각적 언어로 다가왔다. 풀은 늘 한 자리에 있지만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림 속에는 계절따라 바뀌는 그들의 몸짓과 바람따라 흐르는 소리의 운율까지 담겨있다.

그의 작업은 우선 캔버스 위에 세필과 점묘로 풀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굵기가 다른 온갖 실을 사용해 물감으로 캔버스에 자유로운 풀잎들을 트리핑 한다. 자유로운 드로잉을 표현하는 여러 종류의 빗자루 붓도 사용한다.

“지천으로 피어나 고개를 쳐들거나 깔려있는 이름 없는 들풀의 향연을 바라본다. 자연의 근원적인 숨결이 느껴진다. 그들을 통해 나는 아주 비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꽉 차지도 않은 부드럽고 끊이지 않는 선율 같은 것을 발견한다. 자연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나의 작업은 오늘도 계속 된다.”(작가노트 중)

주한경 작가는 울산미술협회장을 역임했고, 울산대 미술대학 동·서양화과에 출강했다. 현재 울산현대미술작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울산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 290·7056.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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