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열 외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
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학문적 시각으로 사건 재구성
·세월호참사 가족協 외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지난 3년간 참사와 함께한 시민 의견 기록한 인터뷰집
·권영빈 ‘머나먼 세월호’
세월호 특조위 출범에서 해체까지 이르는 과정 담아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관련 책들이 다양하게 발표됐다. 세월호는 3년 만에 겨우 인양됐지만, 진실을 인양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 때문에 관련 책들은 여전히 슬픔에 젖어 있고, 진실규명에 날을 세우고 있다.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 <머나먼 세월호>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등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출간된 책들을 소개한다.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는 세월호 사건을 사회과학 방법론으로 분석한 연구서다.

사회학·인류학·정치학·지리학 등 전공이 다른 서울대 교수 6명이 각자의 학문적 시각으로 세월호 사건을 재구성하고 한국사회의 특성을 분석했다.

우선 책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극단적인 이념대결의 장으로 전락시킨 것은 정부의 대응 실패를 감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비판한다. 특히 정치외교학부 교수들은 세월호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파고든다. 강원택 교수는 “세월호 사건이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진 것은 집권세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책임하고 적절치 못한 대응을 정파 갈등에 기초한 진영논리로 벗어나려 했던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이외에 사회학을 전공한 이재열 교수는 진상 규명을 통한 시스템 개혁보다 희생양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사회의 조직문화에서 참사의 원인을 찾는다. 이현정 인류학과 교수는 유가족·생존자·잠수사 등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세월호 참사가 남긴 사회적 고통의 양상을 들여다보고, 신혜란 교수는 지리학자답게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서울 광화문 광장, 제주도 기억공간 리본에서 나타나는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기억의 형성과 공간과의 관계를 분석한다.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기획한 책이다. 세월호참사와 함께한 시민들의 3년(2014~2017)을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사무원이자 희생자 초상화를 그리는 최강현씨, 음악가이자 개신교 신자인 김환희씨, 팽목항 자원봉사자 국슬기씨, 제주도 세월호 기억공간 ‘리본 Re:Born’ 운영자 황용운씨, 회사원 이경숙씨, 광화문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장한나씨, ‘엄마의 노란 손수건’ 회원 가족 정유라·목선재·목종찬씨, 유가족 도우미인 청년당 공동위원장 김수근씨, ‘세월호’ 변호사였던 박주민 국회의원 등이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길거리에서 보낸 3년의 시간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자신과 무관한 ‘타인의 불행’이 아니라 동료 시민으로서 함께 감당해야 할 슬픔이었다. 이들은 뙤약볕 아래에서 팻말을 들고, 비바람을 맞으며 전국을 행진하고, 번화가를 돌면서 종일 서명을 받으면서 유가족 곁을 지켰다.

 

◇머나먼 세월호

권영빈 전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소위 위원장은 <머나먼 세월호>라는 책을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한 핵심 주체가 정부와 여당이라고 주장한다.

특조위 조사활동을 사사건건 방해했던 정부는 결국 2016년 10월1일 특조위를 강제 해산시켰다. 저자는 “대통령은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에 대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언급했다”면서 “돈 문제 말고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책은 특조위가 출범해 해체에 이르는 과정을 최대한 감정의 개입을 배제한 채 기록했으며, 국회에서 새로운 입법을 통해 2기 세월호 특조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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