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등장하는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찍고 이 회장 측에서 9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제가 법정에서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CJ 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56)씨 측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동영상 촬영과 6억 원 갈취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선씨 측은 3억 원을 추가로 뜯어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이 부분도 자신은 공범들에게 삼성그룹 관계자 연락처만 확인해 줬을 뿐이라며 “범행을 용이하게 도와준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선씨와 공범으로 기소된 동생(46)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자백했다.

동생 선씨는 이모(38)씨 등과 함께 2011년 12월∼2013년 6월 다섯 차례 이 회장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이 회장 측에 접근해 두 차례 각각 6억 원과 3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형 선씨는 동영상 촬영에 필요한 카메라 구매 대금을 지원하는 등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과 짜고 이 회장 주거지에서 동영상을 촬영한 중국 국적 여성 김모(30)씨와 이씨 측은 혐의사실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이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증인신문 일정 등을 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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