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함·천자봉함 등 추진계 결함 등 인도 보류

방사청과 금액 등 협의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이번에는 해군함정의 납품지연으로 자칫 1000억원에 달하는 지체상금(compensation of deferment)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현대중공업 측은 방위사업청과 협의를 통해 감면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나 가뜩이나 조선업 불황에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와중에 ‘지체상금 폭탄’은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조선업계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14급 잠수함(SS-Ⅱ) 5번함 ‘윤봉길함’을 진수하고 2015년 12월까지 해군에 인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봉길함 추진계통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하면서 수중에서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해 인도가 전면 보류됐다.

방사청은 잠수함이 납기일보다 185일 늦게 인도됨에 따라 지체상금만 3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체상금이란 방산기업이 납품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방위사업청에서 부과하는 일종의 벌금이다.

기뢰부설함도 2016년까지 해군에 납품하기로 했지만 시운전이 늦어지면서 납품을 못하고 있다. 기뢰부설함은 함미에 설치된 기뢰부설장치를 이용해 수백발의 기뢰를 빠르게 바다에 설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차기상륙함(LST-Ⅱ) 2번함(천자봉함)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차기상륙함을 지난해까지 해군에 인도하기로 했지만 공정이 지연되면서 인도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자봉함은 평시에 기지와 도서에 대한 병력, 장비 및 물자를 수송하고 국지분쟁 시에는 신속 대응전력을 수송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해군에 인도시키지 못하고 있는 3척의 함정에 대한 지체상금만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진수 후 성능 점검을 위한 시운전 과정에서 정부 지정 관급장비의 고장에 따른 수리 및 교체, 이와 맞물려 기상불량에 따른 시운전 지연 등이 주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2척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으로 인도 예정이며 현재 방사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잠수함(SS-Ⅱ) 5번함 ‘윤봉길함’의 납품지연에 대해서는 방사청에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했고 계약심의회를 통해 지체상금액수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다른 조선업체도 비슷한 사정을 겪고 있거나 겪은 바 있다.

극심한 단기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기사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14급 잠수함(SS-Ⅱ) 6번함을 지난해까지 납품하기로 했지만 시운전이 늦어지면서 해군에 납품을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내 214급 잠수함을 납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불확실한 상황이다.

STX조선해양은 유도탄 고속함(PKG)인 17번함을 건조했지만 2013년도에 경남 창원시 조선소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STX조선해양은 고속정을 다시 건조하면서 제작비 400억대와 지체상금 400억원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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