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 입주수요조사 완전 빗나가 재분양 공고에도 분양률 극히 저조

개발방식 변경·전면 백지화 검토중...6월 전국단위 수요조사후 최종결정

울산시가 공영개발로 추진하고 있는 울주군 언양읍 반송·반천리 ‘반송일반산업단지’와 삼남면 가천리 ‘하이테크밸리 2단계’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앞서 공영 개발된 산단의 참담한 수준의 미분양 사태의 여파로, 울산시가 2개 사업을 백지화하는 방안까지 손에 들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일원에 조성중인 울산 하이테크밸리(High Tech Valley) 일반산업단지(1단계) 산업시설 용지는 2015년 6월 분양조건을 크게 완화해 재분양에 나섰지만 현재 분양률이 18%에 그치고 있다. 하이테크밸리 산단은 2020년까지 총 1808억원을 들여 206만2000㎡의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착공한 1단계 사업은 22만7000㎡, 2단계 58만3000㎡, 3단계 125만2000㎡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된다.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길천일반산업단지 2차(2단계) 산업시설용지도 분양에 나선지 19개월이 지났지만 분양률은 18%에 머물고 있다. 분양전 실시한 입주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기분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울산시의 예상은 빗나갔다. 재분양 공고에서 계약금 납부율을 현재 분양대금의 50%에서 10%로 하고 중도금 납부횟수는 1회에서 3회로, 잔금 납부기한은 3개월 이내에서 12개월 또는 준공일까지로 완화하는 등 기업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했지만, 입주업체를 유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13년 5월 준공된 울주군 두동면 봉계일반산업단지(25만8000㎡)는 ㎡당 분양가가 18만7960원이지만 준공 4년이 되도록 1필지 9011㎡은 미분양 상태다.

거기에다 울주군이 역점 추진해 온 에너지융합일반산업단지의 분양 계약률이 전체 용지의 4.6%%에로 매우 저조하다. 공영개발로 추진되는 산단 조성 사업이 장기적인 경기침에다 최근 불거진 조선업 등 주력산업의 위기가 겹치면서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상황 이렇다보니 반송일반산업단지와 하이테크밸리 2단계 사업은 아예 손도 못대고 있다. 2009년에 계획수립된 반송일반산업단지(99만8000㎡)는 사업비 2295억원을 투입되며, 입주 대상업종은 의약품제조업과 플라스틱제품제조업, 전자부품제조업, 전기장비제조업, 기타 기계제조업 등이다. 2017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예정 부지를 6년째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묶어 뒀지만,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하이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2단계(57만8000㎡)는 2007년 산단지정 이후 10년이 넘게 지연되고 있다. 500억원의 사업비를 1단계 사업의 분양대금으로 마련하겠다는 울산시의 방침에 따라 사업 추진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장기간 재산권 행사를 못한 지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반송일반산업단지와 하이테크밸리 2단계 개발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시는 우선 개발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 조달을 울산시가 아닌 국가나 민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울산도시공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으로 추진한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가 하나의 예라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사업계획을 철회하고 백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오는 6월 전국단위로 수요조사를 열고, 그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19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 제20회 정기총회에서 “분양이 저조한 상황에서 공영개발 방식의 산단 개발을 포기해야 할지, 미래를 위해 계속 추진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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