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벽보에 일부 의원 “윤전기 멈춰야” 반대…安 밀어붙여

파격 TV광고도 전문가·실무진 의견대로…개사없는 ‘민물장어의 꿈’ 수용
인재영입도 安측으로 단일화…시대정신 맞는 인재 위주로 영입키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선대위가 ‘벤처형’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기동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와 실무진의 아이디어와 제안이 안 후보에게 곧바로 전달돼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감한 결단과 직관적인 판단이 필요하고 전문적인 사안의 경우 선거대책위원장과 선대본부장 등 지휘라인의 양해를 얻어 결재 단계를 최대한 단순화했다는게 선대위측의 설명이다.

특히 선거 캠페인의 핵심인 어젠다와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전략과 홍보조직이 안 후보 직속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전략과 홍보, 뉴미디어 등 선거 캠패인의 주요 분야에서 관료적 의사결정 과정을 지양하고 과감하게 빠른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는 선대위 구성 초반 의사결정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을 보완하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추격하려면 캠프 전체의 기동력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던 선거 벽보는 ‘벤처형’ 의사결정 과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안 후보 측 홍보라인과 ‘광고천재’로 불리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간에 조율된 의견을 안 후보가 수용했다.

파격적인 다자인이 선대위에 참여한 당내 의원들에게 공유된 뒤 “윤전기를 멈춰서라도 바꿔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지만, 안 후보가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또 당명이 제외된 데 대해 문 후보 측 등의 공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안 후보 측은 선거 벽보가 ‘흥행’을 거두며 2030 세대 공략의 첨병이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안 후보는 파격적인 선거 벽보를 수용한 데 대해 “사회가 변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실력 있는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지 않아서다. 또 아무리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더라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그것을 받아주지 않는 닫힌 마음이 있으면 새로운 시도들은 무시되기 마련”이라면서 “벽보를 통해 제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TV 광고 역시 안 후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타악기 연주에 맞춰 글자가 빠르게 전환되는 파격적인 형식을 택했다.

저비용인데다 간결한 메시지가 중심인 이번 광고 역시 안 후보가 이 대표 등 실무라인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와 ‘민물장어의 꿈’를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안 후보가 ‘민물장어의 꿈’은 개사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신해철 측의 권유를 직접 수용, 선거 로고송으로는 이례적으로 퇴근길에 원곡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어젠다 설정 등 전략적인 부분도 안 후보가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의견을 들으면서도 전략 라인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영입도 사실상 안 후보 측으로 단일화되는 분위기다. 다양한 경로를 통한 중구난방식 영입이 도리어 ‘구시대 인물’ 논란을 낳으며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는 당내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최근 영입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김진화 비트코인 한국거래소 코빗 이사처럼 안 후보의 이미지와 시대 흐름에 맞는 인사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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