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국 총책 등 공범 추적

울산지방경찰청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집에 보관해 둔 노인들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친 혐의(절도)로 중국인 A(17)군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16일 오후 3시45분께 울주군 언양읍 B(여·79)씨 집에 들어가 냉장고에 보관한 48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같은 수법으로 같은 달 2일부터 모두 4차례 걸쳐 1억1000만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A군은 방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있는 어머니의 초청으로 2015년 3월 입국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인터넷 중국 커뮤니티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접촉해 한국에서 침입조로 범행에 가담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노인들의 집전화나 휴대전화로 무작위로 전화해 경찰이나 우체국 직원을 사칭했다. “신용정보가 도용돼 계좌가 위험하다”고 속이고 다른 텔레마케터 공범이 “현금을 인출해 집안 세탁기에 보관하면 형사들을 보내 해결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공범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새로운 주민등록증으로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고 속여 집 밖으로 나오게 한 후 A군을 시켜 돈을 가져오게 했다. A군은 범행 후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했고, 공중화장실에서 여러번 옷을 갈아입는 등 치밀하게 움직였다.

A군은 훔친 돈의 10%를 챙기고 나머지는 중국으로 송금했다.

A군은 재범행을 위해 이달 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A군의 추가범행을 조사하고 있고, 중국 총책 등 공범도 쫓고 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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