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수재민 지원 주유상품권 중 8천만원 횡령

동료·공사입찰 업체에 돈 빌려 안갚는 등 사기행각도

▲ 자료사진(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경마에 빠져 거액의 빚을 진 울주군 공무원이 수재민에게 지급돼야 할 의연금까지 횡령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 공무원이 동료 직원들로부터 돈을 빌린 뒤 제대로 갚지 않았고, 공사업체로부터도 수억원의 돈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태풍 ‘차바’ 수해의연금으로 지급된 주유상품권을 횡령한 혐의로 울주군 공무원 김모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올해 1월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S-OIL로부터 기탁받은 주유상품권 3억여원 가운데 8000만원을 횡령했다. 김씨는 이 돈을 현금화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사용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는 경마에 빠진 뒤 거액의 빚을 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동료 공무원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울산시청에 근무할 당시부터 울주군청으로 발령 난 이후에도 김씨의 사기 행각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김씨가 일부 직원들에게 돈을 빌린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정확한 액수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소속이던 김씨는 지난해 7월 울주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욱 과감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태풍 ‘차바’ 피해복구 공사의 입찰을 관리한 김씨는 입찰에 선정된 공사업체들에게 전화를 걸어 10여개 업체로부터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5000만원 이상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김씨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울산시 감사관실이 내사에 들어가자 지난 5일 울주군에 명퇴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은 김씨에 대한 추문을 확인한 뒤 퇴직 심사를 보류했다. 김씨는 지난 6일 연가를 내고 아직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