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조사단 발표…개인정보 보호실태 일제 점검키로

▲ '여기어때' 서비스 해킹 개요./미래부·방통위 제공

숙박 검색 모바일 서비스 ‘여기어때’를 제공하는 ㈜위드이노베이션에서 고객 개인정보 99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7∼17일 발생한 위드이노베이션 개인정보 유출 침해사고를 조사해 피해 규모와 경위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단은 웹서버 로그 1560만 건과 공격에 이용된 서버·PC 등 컴퓨터 5대를 분석한 결과, 중복을 제거하고도 도합 99만 584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중복을 포함하면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340여만 건에 이르렀다.

유출 정보에는 고객의 이름과 숙박업소 예약 날짜, 기간, 숙박업소의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해커는 이를 악용해 지난달 고객 4000여 명에게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조사 결과, 해커는 여기어때 마케팅센터 웹페이지를 ‘SQL 인젝션’이라는 수법으로 공격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관리자 세션아이디를 탈취했다.

SQL 인젝션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질의를 조작해 정상적 자료 이외에 해커가 원하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공격 기법으로, 허술하게 설계·관리되는 서비스를 해커가 공격할 때 흔히 쓰인다.

세션아이디는 웹 통신에서 접속·로그인한 사용자를 식별하기 위해 서버가 사용자별로 할당하는 고유 식별 값이다.

해커는 이어 탈취한 관리자 세션아이디를 이용해 외부에 노출된 ‘서비스 관리 웹페이지’에 관리자 권한으로 우회 접속했으며, 이런 ‘세션 변조 공격’을 통해 예약정보·제휴점 정보·회원정보 등을 빼 간 것으로 조사됐다.

해커는 서비스 관리 웹페이지의 메뉴를 이용해 제휴점정보가 담긴 엑셀 파일, 예약내역이 담긴 CSV 파일을 빼 갔으며, 회원정보는 화면조회를 통해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위드이노베이션 홈페이지에는 비정상적인 데이터베이스 질의에 대한 검증절차가 없어 SQL 인젝션 공격에 취약한 웹페이지가 존재했다.

또 세션 변조 공격을 탐지·차단하는 체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표> 위드이노베이션 개인정보 유출 내역

난달 이 사고가 알려진 직후 북한의 소행일 수 있다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으나, 조사단은 악성코드를 심는 수법이나 IP 추적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런 추측이 사실이라고 생각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미래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200여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보안취약점 점검과 기술지원을 지난 13일부터 실시 중이다.

방통위는 위드이노베이션의 개인정보 보호조치 위반 사항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또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교육 및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준수 여부에 대한 일제 점검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와 별도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무더기로 위드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럴 경우 사업자가 충분한 주의 조치를 했다고 법원이 판단하느냐 여부에 따라 소송 승패가 갈리게 된다.

만약 사업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법원이 판단한다면, 지난해 7월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에 따라 손해액의 최대 3배 범위에서 손해배상액이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고객들의 피해보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피해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 보상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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