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비즈니스 호텔 1박 30만원
평일인 4일까지 공휴일 요금 받아
내수관광 경기 활성화 취지 무색
울산지역 숙박업소 할인행사 눈길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보복 조치로 울상이었던 국내 관광업계가 황금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국내 여행객에게는 반갑지만은 않다.

해운대 등 인기 관광지 일부 숙박업체들이 황금연휴 대목을 노려 평소보다 금액을 올린 휴일 요금을 받기 때문이다.

급기야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은 ‘바가지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6일 부산 관광업계에 따르면 해운대에 있는 대부분 호텔의 객실 예약이 거의 완료됐다.

부처님 오신 날 5월3일부터 어린이날인 5일까지는 특급호텔을 비롯해 중저가 비즈니스급 호텔도 만실이다.

516개 객실을 갖춘 경남 거제 대명리조트는 29일부터 5월8일까지 객실 예약이 일찌감치 끝났다.

강원도 동해안 리조트, 주요 관광지 바닷가 펜션, 수도권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인천 강화 등지의 숙박업소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불황 여파와 중국 금한령 등으로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국내 관광지마다 황금연휴를 맞아 모처럼 특수를 맞은 모양새다.

하지만 황금연휴 대목을 노린 일부 숙박업체들이 여름 성수기에 맞먹는 숙박비를 요구해 연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의 맘은 편치 않다.

해운대지역 특급호텔은 2인 기준으로 하루 20만~40만원대 요금을 받고,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중저가 호텔도 15만원 이상 받고 있다.

4인 가족이 비즈니스급 호텔에서 숙박하려면 최소 20만원에서 3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비싼 것은 물론 평일인 4일까지 공휴일인 3일과 5일과 같은 요금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연휴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정모(여·47)씨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내수관광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관광업계가 황금연휴에 비싼 요금을 받아 국내 관광 활성화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푸념했다.

반대로 황금연휴 기간 숙박비를 할인하는 곳도 있어 눈길을 끈다.

울산시는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주요 관광지와 숙박시설 등이 참여하는 여행주간(4월29~5월14일)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호텔현대울산과 울산 롯데호텔, 롯데시티호텔, 신라스테이 등 숙박업소는 최대 71%까지 할인한다.

남구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은 입장료를 30% 할인하고, 전시시설로 탈바꿈한 국산 1세대 전투함 ‘울산함’은 5월9일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박진우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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