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팜 ‘케냐·에티오피아·소말리아’ 위험 경고

▲ 소말리아, 사상 최악 가뭄으로 기근 위기 직면.
 

“선진국 탄소 놓고 설왕설래할 때 저개발국민 아사”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동아프리카에 거대한 재앙이 닥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케냐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에 사는 1100만 명이 위험할 정도의 기아 상태여서 원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특히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는 기근 직전”이라며 유엔의 구조자금 모금 활동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상황은 개선될 여지도 안 보인다.

옥스팜은 지난 3월부터 4월 초까지의 강수량이 적은 데다 우기가 끝나는 6월까지의 강수량 전망도 좋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팜은 현재 동아프리카가 처한 상황은 세계가 지구 온난화 확산 방지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아닌 아프리카 지역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옥스팜은 “일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부인하며 퇴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안 다른 쪽에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사이에 소말리아 국민은 기후변화 여파로 아사 상태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1940년과 1981년 사이 동아프리카 지역의 평균 온도는 3℃ 상승했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됐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옥스팜은 강조했다.

이렇게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땅이 메말라 농작물 재배는커녕 가축을 키울 수도 없다.

사육에 필요한 목초조차 죽기 때문이다.

올해는 가뭄이 유례없이 심각해 소말리아 북부 지역의 경우 가축 사료가 동난 상태다.

옥스팜은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빈곤과 만성적인 영양실조, 취약한 통치 체제, 분쟁 등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맞물리며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 정부는 책임을 지고 (지구 온난화 방지)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당장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세계의 최빈국 국민이 기후변화 영향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말리아에선 2010년과 2011년에도 심각한 가뭄이 들었는데 국제사회의 대처가 늦어 26만 명이 아사했다.

당시 여성들은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허리춤에 줄을 감고 다니는 장면도 목격됐다.

유니세프 소말리아사무소의 커뮤니케이션 담당관인 수산나 프라이스는 “2011년 일로부터 얻은 교훈이 있다”며 “기근이 선포될 때까지 기다리면 늦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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