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것 답습하기만 하면 지역 특색 사라지기 마련

관객 입장에서 연극 볼 것...물회·언양불고기 맛 감동

▲ 제20회 울산연극제 심사위원으로 울산을 찾은 배우 안석환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개성파 연기자 안석환(58)씨가 제20회 울산연극제 심사위원의 일원으로 울산을 방문했다. 1998년 연극 ‘아가씨와 건달들’ 이후 공식적인 울산방문은 20년 만의 일이다. 30여년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연극제 심사를 맡은 것도 이번 울산연극제가 처음이다. 늘 평가를 받던 연기자였는지라 이번 심사위원석이 무겁고 어색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석환씨는 “관객의 입장에서 연극을 보려고 한다. 현재의 시간과 공간이 녹아 있어야 관객도 공감할 것이다. 얼마나 관객에게 잘 다가갔고, 관객을 집중시키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 것을 답습하기만 하면 지역적 특색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울산지역 특유의 문화를 가미한 연극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연극도 유행을 쉽게 탄다. 그리고 금방 사라진다. 그만큼 색깔 살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전라남도 지역을 배경으로, 전라남도 방언으로 새롭게 각색해 ‘맥베스 411’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가 주연과 각색을 맡았다. 그는 “지역 방언을 경시하는 문화가 있다. 영화속에서 사기꾼이나 깡패를 등장시킬 때면 꼭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이런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방언이 고전극에서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전라도 지역 예술인과 협력해 ‘맥베스 411’을 공연했던 것처럼 울산지역에서도 뜻이 모아지면 함께 하고 싶다. 지역 문화예술단체, 지역 배우들과 공연을 통해 소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여행하기에 딱 좋은 계절에 울산을 찾았다. 간절곶과 정자항 등을 둘러봤다. 물회와 언양불고기 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가 심사를 맡은 울산연극제는 울산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극단 세소래(28일), 물의진화(30일)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석현주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