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국민의당 외곽서 준비委 이끌어…“한국당 의원들도 참여 가능”
돌고 돌아 ‘安 킹메이커’…내일 대구 찾아 보수표심 살피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원요청에 따라 ‘개혁공동정부 추진위원회’를 맡기로 하면서 사그라지는 듯했던 ‘비문(비문재인) 3자 단일화’ 불씨가 살아날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표에게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밝혔고, 김 전 대표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를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김 전 대표는 10여 명의 인사가 참여하는 이 준비위원회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나아가 자유한국당 소속 인사들도 합류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인 최명길 의원은 “국민통합에 찬성하는 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거나 이를 주도하지 않은 인사, 패권세력이 아닌 인사이라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며 “한국당 의원 중에서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의원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민주당의 경우에는 이미 당내에 통합정부 추진위원회가 있는 만큼 합류는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후 위원회의 활동 방향을 소개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 의원은 “민주당을 제외한 3당에서 국민통합에 찬성하고 패권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모이는 셈”이라며 이를 계기로 안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의 ‘3자 단일화’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30일 공식 활동계획 발표에 앞서 29일 대구를 방문해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살펴볼 계획이다.

최 의원은 “안 후보를 지지하다가 이탈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영남을 찾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권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김 전 대표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이후 “킹 메이커는 더 하지 않겠다”며 직접 대선에 나서는 방안을 택했지만, 이내 지지율의 한계를 절감하며 일주일 만에 출마를 접었다.
그랬던 그가 돌고 돌아 사실상 안 후보의 ‘킹 메이커’로 나서게 된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통합정부 구상을 안 후보가 전폭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나라가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다음 정부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터전을 만드는 데 기여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결심 계기를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안 후보가 내민 손을 잡게 된 배경에는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틀어진 관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김 전 대표는 문 후보의 ‘삼고초려’로 민주당의 비대위 대표로 ‘구원등판’했지만, 문 후보와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고, 김 전 대표는 결국 문 후보와는 같은 당에 있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탈당했다.

반면, 안 후보에 대해 내렸던 박한 평가는 차츰 호의적으로 변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안 전 대표에 대해 “의사를 하다가 백신 하나 개발했는데 경제를 잘 알겠나”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대권 도전 선언을 즈음한 지난달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서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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