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땐 보건용 마스크 착용
코·귀·눈까지 꼼꼼히 세안
머리는 저녁에 감는게 좋아

▲ 손덕현 이손요양병원장

4~5월이 되면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에 대한 예보를 자주 접하곤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황사예보 대신 미세먼지에 대한 보도를 자주 접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해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2013년 미세 먼지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었다.

미세먼지(PM 10)는 지름이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통칭하고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하며, 직경이 2.5㎛ 이하의 입자는 초미세먼지(PM 2.5)로 부르는데 밀가루 입자와 크기가 비슷하다. 1~10㎛ 크기 입자는 폐에 직접 유해한 영향을 미치며, 초미세먼지 (PM 2.5)는 공기 중에서 생성되는 2차 먼지 비중이 높고 장거리 이동시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유해성분 비율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몸을 지키도록 작용하게 되는데, 이 때 부작용인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기도, 폐, 심혈관, 뇌 등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이러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미세먼지 발생원은 흙먼지, 식물의 꽃가루 등 자연적인 것과,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성분, 소각장 연기 등의 인위적 발생원이 있다. 또한 미세먼지는 굴뚝 등 발생원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로 나오는 경우(1차적 발생)와 발생원에서는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경우(2차적 발생)로 나누어 질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은 다르다. 차량이 많은 서울은 도로이동오염원이, 공업도시 울산은 제조업 연소와 생산공정 등이 주된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국의 초미세 먼지(PM 2.5) 평균 농도는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기준의 3배나 된다. 이렇게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까닭은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 산업화가 고도로 진행돼 있어 단위 면적당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음에도, 지리적 위치, 기상여건 등까지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PM 10의 농도가 시간당 평균 200㎍/㎥ 이상인 상태가 두 시간 이상 지속될거라 예상될 때 내려진다. 미세먼지 예보는 5개 등급으로 나눠진다. 좋음(0~30), 보통(31~80),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이상)으로 분류된다.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인 경우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황사라면 모를까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출을 자제하는 게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다. 집이 완전 밀폐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입자가 굉장히 작은 미세먼지는 문틈으로 침입한다. 결국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은 미세먼지를 없애는 것이다. 꼭 외출이 필요한 경우 마스크를 사용하는데, 일반 마스크와 황사 마스크는 큰 도움이 안되며, 미세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허가된 보건용 마스크 포장지에는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Korea Filter)’의 표시가 있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효과가 크다.

공기청정기는 사용자를 안심하게는 해주지만 해결책은 아니다. 살균 혹은 항균기능을 강조한 제품은 사람에게도 나쁠 수 있으니 피하는게 좋다.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최고의 방법은 철저한 세안이다.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흡착될 수 있는 부분은 코와 귀다. 유해환경에 노출된 눈도 쉽게 피로해지기 쉬운데, 식염수나 인공눈물 등으로 수시로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피부 못지않게 두피와 모발도 중요하다. 머리는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것이 더 좋다. 삶의 질에서 공기의 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대통령 선거공약에도 미세먼지 대책이 중요한 환경정책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의 습격을 어떻게 방어하고 줄이느냐가 우리 미래 삶에 중요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손덕현 이손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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