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루스州 매년 5월 첫주 란츠게마인데 개최…3분의2 반대

▲ 7일(현지시간) 열린 스위스 글라루스 주의 주민총회에서 유권자들이 부르카 금지 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스위스 동부의 작은 칸톤(州)인 글라루스에서 7일(현지시간) 공공장소 부르카 금지가 주민총회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주민 3분의 2의 반대로 부결됐다고 공영방송 SRF 등이 전했다.

글라루스 칸톤의 주정부 소재지인 글라루스에서는 매년 5월 첫재 일요일 16세 이상 주민이 참여하는 총회인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가 열린다.

전체 인구가 3만 8000명에 불과한 작은 칸톤인 글라루스는 아펜젤주와 함께 1387년부터 광장에서 거수로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극우 정당 국민당(SVP)의 롤란트 해머리가 발의한 ‘공공장소 부르카 금지’가 안건으로 올라왔다.

그는 광장 연단에서 “우리 도시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내 제안을 받아들여 달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안을 반대한 사람들도 연단에 올라 “헌법 어디에도 복장 규정은 없다”며 극우 세력들이 란츠게마인데를 홍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차 거수투표에서 3분의 2 가량의 주민이 반대투표 용지를 들었다.

란츠게마인데는 사회자가 손을 든 유권자 수를 대략 집계한 뒤 가부를 결정하는데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면 2차 거수 결정을 하고 찬반 수도 정확하게 집계한다.

스위스에서는 전체 26개 주 가운데 티치노 주에서만 2013년 주민투표로 부르카 착용을 금지했다.

연방 하원은 지난해 국민당 주도로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 초안을 만들었으나 국민투표 등 남은 절차가 많아 연방 차원에서 당장 시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글라루스 주는 2007년 란츠게마인데에서 투표 연령을 16세로 낮춘 주법을 통과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위스 연방 유권자의 투표 연령을 18세 이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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