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탈바꿈
노후원전 정비 안전도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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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웅 푸른울산21환경위원회 위원장 울산대학교 교수

우리 모두가 언제부터 인지 모르나 아버지 그 아버지 때부터 행복함을 느낄 때는 봄날만 같아라고 말하곤 한다. 얼마전 울산시의회 의원 전원이 울산지역 전력공급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친환경 비상 발전소 건설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중앙 등 관계기관에 전달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민의 한켠 가슴아리가 조금이나마 해결될 것 같은 느낌에 “이제부터 정녕 울산의 봄이 오는가” 하고 즐거워했다.

울산 시민 모두와 이같은 즐거움을 함께 하고자 글을 올린다. 나의 경우 울산에 둥지를 튼 지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어 가는 언저리에 와있다. 울산에서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울산을 떠날 생각과 시도를 해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유는 울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공해라는 이부자리를 밤낮으로 덮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때 나 또한 개인적으로 많은 환경 문제로 시달림을 당하다 보니 더욱 그랬던 모양이다.

이후 오기가 나서 떠나지 않고 환경 복원에 대한 관심과 시 정책의 적극성에 매료돼 지금까지 생태도시 구현에 동참했다. 몇해 전인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각해보니 아름다운 태화강과 영남알프스 그리고 동해 바다가 내 옆에서 같이 숨 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아! 무릉도원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이곳 울산이야 말로 나의 무릉도원이다 하는 뭉클함이 가슴에 닿았다. 그날 이후 매일 난 자화자찬하는 ‘머저리’로 변해버렸고, 산이 좋아 우리나라 다른 지역을 다 다녀 보아도 그냥 그저 그렇구나 할 정도의 느낌만 드니 나에겐 이제 울산은 애증과 애착의 도시다. 그냥 마냥 즐겁다.

자식 가진 부모가 개구쟁이 아들이 온갖 분탕질 하면서 자라더니만 차츰 성년이 되면서 훌륭한 청년으로 되어 가는 것을 볼 때마다 미소가 한 가득 담긴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울산이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경험한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하다.

지난해 큰 물난리로 우리가 가꿔놓은 태화강이 하루 아침에 처참히 찢어진 모습을 보았다. 말문이 막혀 억장이 무너졌다. 한숨과 눈물이 나서 볼수 없었고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치워 나가고, 우리 모두가 자발적 동참으로 하루하루를 쉼없이 힘을 모아 정리하면서 즐거움을 느꼈고,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복원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속 뿌듯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이는 앞의 눈물과 확연히 다른 뜨겁게 솟아 나는 힘과 복원돼 가는 모습에 대한 환희의 눈물 그 자체였다. 그리고 울산시민이 십수년을 합심해 생태도시 복원에 동참한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 주는 계기가 됐다. 복원에 동참한 모든 분들도 내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진정 울산이 생태도시로, 살고 싶은 곳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가슴 한켠에선 원자력발전소가 짓누르고 있다. 특히 잦은 지진과 노후 원전의 반복되는 가동중단이 며칠이 멀다 않고 들려 오는 상황에서 울산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시민이 진정 정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활기찬 도시가 되려면 이젠 노후 원전을 우리 곁에 두지 말고 청정에너지 발전 설비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울산이 진정한 생태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시의원들의 친환경 비상발전소 건설촉구 결의안 채택이 무엇보다 반가운 이유다. 그 힘을 배가시키는데 울산시민이 함께 해야 함은 당연하다. 생태환경 관광도시 울산을 위해 시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때다. 부언하면 화석연료도 청정연료로 나아가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조성웅 푸른울산21환경위원회 위원장 울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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