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웃,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다-(상)다문화, 도시의 새 성장동력

▲ 울산에서도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행사가 연중 이어지고 있다. 여세를 몰아 좀 더 성숙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을 포함한 도시민 모두가 울산의 주체라는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지역축제와 문화재 현장을 답사하는 ‘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울산12경 투어’.

울산지역 외국인 거주민
2015년 총조사서 3만7천명 집계
인구대비 10년새 3배나 늘어
영향력 큰 결혼이민·혼인귀화자
농가 많은 울주군에 집중 분포
다문화사회 도래 대비해
세대별·구성원 맞춤사업등
체감형 정책지원 서둘러야

다문화사회는 여러 사회에 속했던 사람들이 일정 공간에 공존하며 다양한 문화현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이 단순하게 한 공간 안에 함께 머무는 것만으로는 성숙한 다문화사회라고 말 할 수 없다. 소수 집단 문화의 경계, 내국인 문화의 경계, 이주민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의 문화를 가치있게 여기며 존중할 때 비로소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울산도 국적이 다른, 외국인이 적지 않게 살고 있다. 10여년 전, 울산인구의 1%에 머물던 외국인 주민 수가 2015년 11월을 기점으로 3.2%를 넘어섰다. 이같은 확장증세는 앞으로도 지속 될 가능성이 높다.

▲ 지난달 14일 울주군 온산운동장에서 열린 스리랑칸 커뮤니티 아우루두 명절기념 체육대회.

◇울산지역 다문화가정 현황

오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이다. ‘세계인의 날’은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7년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의해 제정됐다. 우리가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법 제정을 통해 대변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현재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2030년에 외국인 수가 320만 명으로, 총 인구의 6.1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 비율이 5% 이상일 때 다문화사회로 분류한다는 점에서 2030년에 한국은 완연한 다문화사회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울산도 그 같은 흐름과 다르지 않다. 외국인 비율 또한 전국단위 평균(3.5%)과 비슷하다. 울산거주 외국인 거주민을 조사한 가장 최근 자료는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수록돼 있다. 총조사는 울산에서 한해 90일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을 총괄조사한 현황이다. 울산 총인구는 116만명이고 그 중 외국인 주민 수는 3만6953명이다. 총인구의 3.2%에 해당된다.

외국인 주민 중에는 홀로 울산에 온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이 가장 많다. 하지만 지역사회 파급력 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건 역시나 결혼이민으로 울산에 새 둥지를 튼 결혼이민자 및 혼인귀화자다. 이들의 수가 5759명에 이르며 그들이 출산한 다문화가정 자녀 수도 4376명에 이른다. 결혼이민자의 국적으로는 베트남이 1770명(30.8%)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1369명(23.8%), 조선족이 1433명(24.9%)로 그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380명(6.6%), 캄보디아 140명(2.4%), 일본은 192명(3.4%)이었다. 그 밖에는 몽골, 태국, 미국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농가가 많은 울주군(1351명)에 가장 많이 살고 있으며, 남구(1465명)와 중구(1111명) 등 울산지역 곳곳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고 있다.

▲ 울산한방울타리봉사단이 해마다 개최하는 다문화가족 전통혼례식. 울산광역시글로벌센터 제공

◇다름을 너머 더 가까이

7년 전 중국에서 건너 와 울산에서 가정을 꾸린 다문화가정 주부 황국화(37·남구 야음동)씨는 특유의 친화력과 언어에 대한 탁월한 감각으로 3년 전부터 울산다문화교육지원센터의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다문화가정의 자녀와 학부모들이 각종 생활 속에서 겪게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생 큰 아이와 다섯살 둘째 아이를 둔 황씨는 “다문화가정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똑같이 아이들 교육문제로 고민하고, 좀더 나은 교육기회가 없는 지 찾아다니며, 아이들이 좀더 잘 자라 지역사회 일꾼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를 위해 센터를 방문하는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각종 교육혜택에서 소외되지 않고 원스톱 지원을 받도록 가교역할을 담당하는데, 무엇보다 자신이 근무하는 센터나 각 동별 주민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을 방문하기까지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겪게 되는 우여곡절이 적지않다고 토로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습득의 어려움이지만, 대민일선에 근무하는 공무원 조직의 마인드가 좀더 유연해 질 필요가 있다고 귀띔하며 “변화하는 사회변화상을 좇아갈 수 있도록 양성평등이나 성교육 처럼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사회교육이 더 마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송은경 울산광역시 글로벌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다문화현상을 더욱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맞춰 다문화가족의 현황만을 따로 분석해 세대별 구군별 연령대별 가족구성원에 맞춘 맞춤사업과 사회통합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인의 날에 맞춰 해마다 마련하는 다문화축제 또한 다문화사회의 소통을 도모하는 문화행사다. 올해는 이번 달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태화강 둔치(태화로터리 옆)에서 월드 퍼포먼스, 다문화 한쿡(Cook) 퓨전 요리대회, 가족소통골든벨, 울산외국인 명랑운동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부대행사로는 외국인플리마켓, 세계풍물 전시관도 운영한다.

이혜진 울산여성가족개발원 박사는 올해의 기본연구과제 일환으로 ‘울산시 다문화가정 자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연구과제를 마무리하면 좀더 울산지역 현황에 밀학된 정책제안과 그에 따른 지원방인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박사는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들이 울산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글로벌시대 울산시가 세계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시발전전략 측면에서도 새 이웃, 다문화를 바라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회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주민을 포함한 도시민 모두가 울산의 주체이자, 정책대상이 되도록 새로운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글=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편집=이애정기자 lov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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