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단 성명 “일국양제 정확한 인식통한 정체성 형성”에 목적

중국 공산당의 요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취업과 창업 지원으로 홍콩·마카오·대만 등에서 젊은층 지지 확보에 나섰다.

중국 내에선 공청단이 당과 정부의 요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핵심 경력이라는 점에서 진입 경쟁이 치열한 반면 홍콩·마카오·대만에선 인기가 없다.

홍콩과 마카오는 과거 영국과 포르투갈 지배 시절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이 정착한 탓에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에도 공산당의 세력 확대가 쉽지 않고,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마저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라는 점에서 공청단이 직접 나서 젊은이 ‘포섭’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공청단은 전날 배포한 성명을 통해 “대만과 홍콩, 마카오 청년이 모국 문화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정확한 인식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장관급)는 중국 중앙 정부기관이나 지방 정부, 이들 3개 지역 간 청년 교류 실적이 14만 명을 넘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교류에 홍콩과 마카오 젊은이를 더 많이 포함시키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 제1서기는 선전(深천<土+川>) 첸하이(前海)특구와 주하이(珠海) 헝친(橫琴)신구 등 일부 지역에는 홍콩과 마카오 청년이 일자리를 찾거나 창업할 플랫폼이 이미 마련됐다며 청년의 실제 요구에 기반해 교류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과 마카오 젊은이들에게 중국 역사와 문화를 선전하기 위해 뉴미디어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청년의 창업 지원을 위해 중국증권업협회와 함께 청년 벤처기업의 상장시장인 청창판(靑創板)을 설립하고 수천억 위안의 자금과 40여개 회원을 보유한 청창투자연맹(靑創投資聯盟)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층 금융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와 협력해 매년 2000여 명의 청년 간부를 공청단 현(縣)위원회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단이 대만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정체성 형성 사업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5월 대만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취임 이후 독립 성향이 두드러지고, 반중정서가 강해지면서 공청단의 대만 활동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대만에 공산당 명칭의 정당은 존재하나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는 없어 보인다.

홍콩 민주화 시위인 이른마 우산혁명을 거치면서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우산혁명 주역인 네이선 로(羅冠聰·23)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주석은 “돈으로 마음을 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로 주석은 홍콩 교육 당국이 이미 공청단과 유사한 정책을 시행한 적 있다며 법치와 이권에 대한 중국의 기준이 홍콩에 못 미치지는 한 홍콩 차세대 사이에서 국민적 자긍심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劉銳紹)는 빈과일보에 청년 교류를 조직화하는 것이 일종의 통일전선 방식이라며 공청단이 수년간 시행한 세뇌 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기존 세뇌 노력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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