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교환 방문사업의 걸림돌이던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남측 방문단으로 평양을 찾은 이후덕씨가 1969년 12월 KAL기 피랍 때 억류된 딸 성경희씨를 만나고, 김재조·손준호씨가 6.25전쟁중에국군포로가 된 북측의 형 김재덕·손원호씨와 각각 상봉한 것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희망을 제공해 준 청신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것 같다.  북측이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북한에 없다"는 일관된 입장에서 벗어나 잇따라 납북자 가족들을 상봉케 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사고 주창과 6.15공동선언의철저한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따라 납북자 가족 상봉의 정례화 길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2차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사업은 지난 85년 단 한차례 실시된 후 15년만에 재개됐지만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남측에, 반공포로 문제는 북측에 각각 쉽게 풀기 힘든 난제가 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북측이 전 대한항공 여승무원의 모녀 상봉을 허용하고 국군포로 출신 형제의 상봉 장면을 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공개한 것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는 북측 나름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는 우리측의 끈질긴 요구에 북측이 성의를 보인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북측은 상봉 자체보다는 체제 선전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듯한 인상이어서 상봉의본격화나 정례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일부 납북자 단체나 한나라당 등에서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일반 이산가족과다르므로 상봉보다는 송환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정부는 이들을 광의의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점진적인 해결을 모색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현실론을 펴고 있다.  북측은 이번 납북자가족 상봉을 계기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좀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북측은 지난해 9월 비전향장기수 63명을 송환받은 사실을 근거삼아 남측으로 돌아오길 원하는 납북자와 국군포로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남측의 요구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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