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틴초 미얀마 대통령(右)과 17년전 그를 가뒀던 군사령관(左).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를 대신해 국정 책임자 자리를 맏은 틴 초 대통령이 과거 자신을 잡아 가둔 군사령관을 사면했다고 온라인 매체 이라와디 등 현지언론이 25일 보도했다.

틴 초 대통령은 최근 제2차 평화회의(21세기 팡롱) 개최를 기념해 사면을 단행하면서 부패 및 반란 혐의로 복역 중이던 전직 종교부 장관인 산 신트도 석방했다.

군인 출신으로 지난 2000년 9월 최대도시 양곤지역 부사령관이던 산 신트는 당시 수치의 보좌관 겸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틴 초 대통령을 잡아 가둔 인물이다.

당시 군부는 만달레이로 향하는 기차에 타려던 수치 일행을 체포해 2차 가택연금 조치했는데, 산 신트는 수치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차를 몰고 온 틴 초를 직접 조사한 뒤 구금했다.

이후 틴 초 대통령은 4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2010년 군복을 벗은 뒤 정치인으로 변신한 산 신트는 이후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의 반문민(半文民) 정부에서 종교부 장관까지 지냈다.

2014년 한 사찰의 토지 분쟁 사건이 불거진 뒤 돌연 장관직에서 해임된 산 신트는 이후 몇달만에 공금 유용과 반란 혐의로 체포돼 1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당시 재판 과정에서도 그의 구체적인 혐의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개혁 성향의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이 군부측 인사들을 제거하면서 산 신트가 희생양이 됐다는 설도 제기됐다.

여하튼 군부의 정치적 탄압을 받았던 틴 초는 2015년 반세기 만에 치러진 민주적 총선에서 압승한 수치 주도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 자격을 갖추지 못한 수치를 대신해 문민정부의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라와디는 “산 신트가 17년전 체포 명령을 내렸던 대상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과거 피해자의 아량 덕에 형기를 9년이나 단축하게 됐다”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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