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분담금 삭감 기조’ 트럼프 행정부 비판…“전세계 기후협정 이행 중요”

▲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국제사회의 공헌을 외면하면 경쟁국이 공백을 파고들어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대학 스턴경영대학원 강연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높은) 위상을 차지해 나가는 나라가 러시아와 중국만 있는 건 아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란 그리고 지역 강대국들이 초강대국이 남긴 공백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가 차지할 공백을 남겨둔다면 미국도 국제 안보에서 생길 문제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은 미국의 유엔 공헌도를 낮추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겨냥한 것이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외교 및 해외 원조 예산을 기존보다 3분의 1, 즉 190억 달러(약 21조 3000억 원)가량 줄이기로 했다.

삭감 예산에는 유엔 평화유지군·국제기구 지원금도 포함됐다.

유엔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이 20%를 넘는 만큼 미국의 예산 삭감은 유엔 활동에도 악영향을 준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 행정부, 의회와의 대화에 최선을 다해 해외 개발을 돕고 외교정책과 유엔과 같은 기구에 지원하는 게 미국인들에게도 이익이라는 점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정인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고 위험한 단계”라며 “파리기후변화 협정의 전 세계적인 이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욱더 야심 차게 (협정 이행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테흐스 총장은 “인류가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다”면서 “인류가 기후에 혼란을 가져다줄수록, 인류는 더욱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파리협정 탈퇴를 검토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파리협정을 탈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월 이행 조치인 탄소세 도입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리는 등 파리협정에서 손을 뗄 조짐을 보여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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