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정부가 수도권에 대기환경청을 두고 국비의 85%를 수도권에 투자하고 있는 반면 동남권은 대기오염도가 7대 특·광역시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중화학과 조선·항만 등 다양한 대기오염 배출원이 산재해 있는데도 지자체별 대기오염 관리대책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울산·부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대기환경청을 울산에 설립해 줄 것을 정식 건의했다. 29일 공식 건의서를 제출한데 이어 31일 환경부를 직접 방문,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1962년 울산공업센터 조성을 시작으로 50년 이상을 조국근대화와 공업입국을 위한 국가산업전진기지 역할을 해 온 울산이다. 중화학공업단지로 집중 육성되면서 환경오염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뤄야 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폐수가 흐르는 죽음의 강으로 변했고, 대기는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됐다. 악취공해는 또 어떤가. 오죽하면 ‘복합공해’라는 말이 울산에서 생겨났을까 싶다. 참으로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낸 뒤에야 어렵사리 태화강을 살려내는 등 수질오염문제를 극복했다. 그렇지만 시민의 삶을 수시로 위협하는 대기오염과 악취공해는 아직도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지역의 단위 면적당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SOx(황산화물)는 9.7t/㎡로 전국 1위다. 또 유해화학물질 배출량은 연 1만8652t으로 전국의 35%나 차지한다. 오존주의보 발령일수 역시 전국 최다(14일/년)이다. 특히 국가산단이 밀집한 울산의 경우(2015년 기준)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2.16ppb로 전국 평균 0.35ppb보다 6배, 2급 발암물질인 톨루엔과 에틸 벤젠은 11.72ppb과 5.44ppb로 전국 평균보다 각각 6배와 16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울산시가 막대한 예산 투입과 각종 규제 정책으로 대기질 개선에 나섰지만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시민적 염원이 제대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