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경이용원 김하영씨

▲ 울산시 중구 우정동 선경아파트 상가에서 이용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하영씨는 10여 년째 컷트비와 염색비를 각각 5000원을 받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48년 경력의 ‘베테랑’ 이발사
우정동서 20년째 이발소 운영
커트·염색 10여년째 각 5천원
저렴한 가격과 노하우 입소문
하루 40~50명 찾아 바쁜 나날

울산시 중구 우정동에서 선경이용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하영(63)씨는 48년째 미용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 이발사다. 경주가 고향인 그는 30여 년 전 결혼 후 울산에 정착했고, 우정동에서만 20년째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학창시절 활동적인 성격에다 공부에 별 재미를 못 느끼던 그는 기술을 배워놓으면 생계는 걱정 없겠다는 생각에 동네 이발소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보기드문 왼손잡이라 오른손잡이 이발사가 대부분인 환경에서 기술을 배우기란 어려웠다. 같이 일을 하던 동기들은 1~2년 지나면서 모두 기술을 배워 독립했지만, 그는 입문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1979년 당시 25살에 결혼한 김씨는 2년여간 경주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다 더 큰 시장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 울산으로 오게 됐다. 처음에는 이발소를 연 것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구내이발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수년간 구내이발소에서 일하며 손님들로부터 솜씨를 인정받으면서 김씨는 명촌의 한 동네이발소를 인수해 운영하게 됐다. 당시에는 일반 회사원들의 급여의 두배 이상을 벌 정도로 번창해 이후 전하동, 남목 등지에서도 10여 년간 이발소를 꾸려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 1997년 우정동 선경아파트 신축을 하면서 아파트 상가분양을 했고, 이때가 기회다 싶어 옮긴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우정동에 터를 잡게 됐다.

울산지역 착한가격업소에 등록된 9개 이발소 가운데서도 그의 이발소는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울산지역의 다른 이발소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저렴하다. 10여 년 전부터 가격을 올리지 않고 커트와 염색 각각 5000원을 받고 있다.

김씨는 가게를 분양받아 시작했기 때문에 임대료가 들지 않고, 부인과 둘이서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 지출이 크게 없어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에다 오랜 경력으로 능숙한 솜씨로 이발을 하다 보니 눈코뜰새없이 밀려드는 손님으로 온종일 바쁘다.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꼬박 13시간을 서 있어야 해 힘든 점도 많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그는 늘 활력이 넘친다.

85살까지 일하는 게 목표라는 그는 건강하게 일을 계속하기 위해 몇 해 전부터는 헬스도 시작했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매일 퇴근 후 헬스장에 들러 1시간여 운동을 즐긴다.

그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랜 노하우 덕분에 까다로운 손님들도 만족하고 멀리서 찾아올 때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경제적으로 어렵고 형편이 넉넉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가격을 올리지 않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영업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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