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에 생긴 물혹

▲ 윤종혁 동강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호르몬 상태로 종양 발생 추정
황체낭종은 대부분 자연적인 소실 이뤄져
파열로 복통 지속되면 복강경수술도 고려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여성중에 ‘난소에 물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진단을 받은 여성들은 수술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는지 당황하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궁에 있는 자궁근종도 물혹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양성질환으로 분류되는데, 실제로 자궁근종은 물혹과는 연관이 없는 혹이다. 이처럼 알쏭달쏭한 난소에 생기는 물혹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수술이 필요한지 알아보았다.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자연적으로 사라져

일반적으로 난소에 생기는 양성종양을 난소낭종이라고 한다. 난소낭종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 자극에 의한 배란이나 비정상적인 호르몬 상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일 흔히 만나게 되는 난소낭종은 기능성 낭종(functional cyst)으로, 이는 배란 및 호르몬 영향과 관련된 생리주기와 연관성이 있으며 대부분 3개월 이내에 사라지게 된다.

또 초음파상으로 봤을 때 외부경계가 명확하고, 안쪽에는 검은색물이 차있는 경우 난포낭종(follicular cyst)이라고 하는데, 배란이 될 난자와 난포액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배란 이후에는 황체낭종으로 바뀐 후 저절로 없어지게 된다.

다만 황체낭종이 파열되면 복통을 유발하기도 하고 초음파상 종양과 같은 형태를 나타낸다. 기둥 모양의 종괴를 보이거나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모습을 나타내며 크기도 6㎝ 이상 커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낭종은 배란 이후 성관계나 심한 운동 이후 생긴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아 발견된 것이라면, 크기가 크더라도 안정 후 자연소실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런 낭종도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혈이 지속돼 복강내에 대량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때는 지혈을 목적으로 복강경수술을 시행한다.

윤종혁 동강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황체낭종인 경우 생리 후에는 일반적으로 혹의 크기가 절반 이하로 크기가 감소하는데, 생리 후에도 계속 커지거나 복통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기능성 난소종양은 수술로 제거해야

이같은 난소낭종은 생리주기와 연관된 물혹으로 대체로 자연소실되지만, 생리주기와 연관성이 없는 비기능성 난소종양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궁내막종(endometrioma), 기형종(dermoid cyst)이 있다. 초음파로 봤을때 난소 내용물이 회색빛을 띠고, 생리통이 심하면 자궁내막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생리를 계속하면서 종양의 크기는 계속 커지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윤 전문의는 “기형종은 혹안에 피지, 머리카락, 뼈 등의 조직이 자라면서 자연소실은 되지 않고, 혹이 꼬이거나 파열되면서 응급으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4~5㎝ 정도의 크기라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초음파상 안에 고형물로 의심되는 조직이 있으면 난소암과 연관성이 있는 낭종일 가능성이 많은데 크기와 관계없이 수술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상의 사례들을 통해 종합해보면 난소낭종에서 수술을 고려해야할 경우는 △악성종양이 의심될 때 △복통등의 증상을 유발할 때 △지속적으로 커질 때 △크기가 6㎝ 이상일 때 △폐경이 된 여성의 난소종양 등이다. 수술은 난소암일 가능성이 적다면 복강경을 통해 수술이 가능하며, 40세 미만의 젊은 여성인 경우에는 낭종만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윤 전문의는 “여성암 중에 난소암은 예후가 가장 나쁜암이다. 이는 자궁경부암처럼 전암 단계에서 선별검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 당시 이미 진행된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초음파,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꼭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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