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폐막

▲ 2017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리고 있는 태화강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로를 따라 전시된 설치작품 옆을 지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지역 최대 국제미술행사로
시민에 문화도시 자부심 심어줘
올해 첫 어린이미술대회도 인기
지역작가 참여기회 확대 목소리
공격적인 마케팅 필요성도 지적
사업비 확대·행사 확충 등 과제

공원이나 거리를 걷다 우연히 마주하는 미술을 두고 어느 작가는 ‘모두의 미술’이라 부른다. 어느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도시민 전체가 감상할 수 있고 일상의 풍경에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전문용어로는 ‘공공미술’(public art)이라고도 한다.

지난 11일, 열하루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2017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울산지역 최대의 국제미술행사로서 도시의 공공미술 품격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시민들 마음 깊이 문화도시 주민이라는 자부심을 심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미술제는 어느 해보다 태화강대공원의 환경을 제대로 활용해 치러졌다.

작품의 배치는 꽃양귀비와 같은 꽃밭 속에 설치하거나, 태홧들의 바람을 십분 활용하거나, 대공원의 특성을 감안해 벤치형 작품을 만들거나 원두막을 장식하는 등 마치 도심 속 공원의 일부분인 듯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이는 설치미술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갖고 있던 일부 시민들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게 해 누구나 부담없이 개방된 공간에서 현대미술을 즐기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낳았다. 시민들은 각종 SNS를 통해 날짜별, 시간대별, 작품별 인증샷을 남겼고 개개인의 감상평을 공유하는 사례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태화강대공원의 색다른 풍경이 알려지기도 했다.

▲ 경상일보사가 주최하고 울산시미술협회가 주관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어린이미술실기대회가 지난 10일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무엇보다 올해 행사장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미술교육의 장으로 인기가 높았다.

행사장에는 전시가 진행되는 열흘 내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들의 단체관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주말에는 울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주)문화프로덕션 똥강아지가 진행하는 꿈다락(주말문화예술체험교육)이 펼쳐져 아이들이 행사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태화강의 여러 생물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부대행사(태화강 이야기 새옷입히기)에도 어린이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올해 처음 시도한 어린이미술실기대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5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미술실기대회는 공원 내 설치미술을 보고, 이를 토대로 상상화를 그리는 것으로, 자라는 아이들은 문화예술의 자양분이 될 미래 관람객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는데, 자녀를 둔 학부모의 관심이 이어지자 주관단체인 울산미술협회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양숙 울산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장학사도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개방된 공간에서 이처럼 대규모의 현대미술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10여년을 달려 온 설치미술제가 한걸음 더 진일보 하기 위해서는 안팎으로 동시에 해결해야 할 시급한 현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역 미술계에서는 지역작가들이 설치미술제 안에서 좀더 활동할 수 있도록 참여의 기회를 늘려 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 미술계 전문 기획자와 울산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 작가들은 설치미술제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는데 좀더 주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설치미술제를 울산의 대표 미술행사이자 대단위 국제행사로 제대로 키우려면 급변하는 현대미술의 특성을 감안할 때 ‘설치미술’의 희소성이 사라지기 전에 좀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 행사를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10년 째 동결상태인 사업비 확대방안과 대표작가 섭외, 시민체험행사 확충 등의 요건이 더 충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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