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단교 사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문제의 돈’

▲ 리야드의 카타르항공 사무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카타르 정부가 이라크에서 납치된 왕족을 석방하기 위해 낸 거액의 몸값이 이라크 중앙은행에 보관돼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에 나와 “이 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되지 않아 이라크 중앙은행에 예치해뒀다”며 “단 1달러, 단 1유로도 몸값으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는 2015년 12월 이라크 남부 사막에서 매사냥을 하다 괴한 일당에게 납치된 카타르 왕족 26명을 빼내기 위해 올해 4월 이 돈을 이라크로 옮겼다.

납치의 배후와 인질 협상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알카에다와 연관됐다는 추정만 나온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리아에서 납치된 카타르 군인 50여명을 석방하는 대가를 포함해 약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돈을 실은 특별기가 올해 4월 이라크 바그다드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수니파 정부가 상당히 격앙했다.

이 몸값 가운데 7억 달러가 인질 석방에 간여한 이란 측과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2억∼3억 달러가 시리아의 알카에다 연계조직 타흐리르 알샴에 유입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카타르가 이라크에 몸값으로 보낸 달러화와 유로화는 모두 5억 달러였으며 이라크 정부의 면책을 구하지 않아 자금 전달이 차단됐다고 올해 4월 보도했다.

FT는 “이란과 알카에다 측으로 흘러간 이 돈이 테러리즘 지원을 고리로 이뤄진 이번 카타르 단교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라크 중앙은행에 이 돈이 예치될 때 카타르 관리 2명이 와서 직접 확인했다”며 “이 돈은 정치적, 법적 측면이 있는 만큼 이라크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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