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1회 처용문화제의 성공개최를 위해 울산문화재단 소속 처용문화제운영위원회가 14일 재단 회의실에서 1차 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일정과 장소 등을 확정하기 못해 향후 사업이 촉박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최장수 축제인 처용문화제가 지속되는 방안, 시민요구에 맞는 새로운 콘셉트의 창출 등 운영위원회의 향후 역할에 지역사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울산문화재단 첫 운영위 개최
올해 행사 큰그림 도출 못해
월드뮤직페스티벌 분리개최
흥행성·예산 부족 약점 우려
축제 성격규정 등 서둘러야

‘제51회 처용문화제’의 개최를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축제업무를 관장하게 된 (재)울산문화재단(대표이사 박상언)이 14일 재단 회의실에서 첫 처용문화제 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 애초 축제일정 및 장소, 주요 콘셉트와 같은 축제의 개요가 이날 회의를 통해 확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애석하게도 운영위원회의 하나된 의견은 도출하지 못했다. 축제까지 4~6개월이 채 남지않은 상황에서 울산지역 최장수 축제이자 한때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던 처용문화제가 갈 길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이는 건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제50회 행사를 치렀던 처용문화제는 1월 울산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기존의 처용문화제 사무국과 축제추진위원회가 수행하던 사업을 이관받았다. 울산문화재단은 수차례 지역문예계와 시민의견수렴을 통해 처용문화제를 함께 개최하던 월드뮤직페스티벌과 분리, 올해부터는 2개의 축제로 나누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축제는 지난 수년 간 지역 문예계 일각으로부터 발전적 차원에서 분리 개최를 해야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꾸준히 하나의 축제 개념으로 동시개최됐고, 섣불리 변화를 모색하지 못하다가 올해 초 운영주체가 바뀌는 계기를 맞아 오랫동안 고착돼 온 축제 형태를 드디어 바꾸게 된 것이다.

문제는 울산문화재단이 축제의 분리개최까지는 지역사회에 그 타당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나, 이후 발전적 차원의 가능성과 큰 그림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참여가 수월한 월드뮤직페스티벌의 경우 대형공연유치로 성공이 담보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처용문화제의 경우 축제 본연의 기능인 일탈이나 흥미를 일으킬만한 요소가 떨어지는데다 자칫 잘못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처용문화제 사업이 처용암이 있는 남구문화원이나 전통문화보존계승을 위한 문화원연합회로 이관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들 단체 또한 재단이 갖게되는 부담감을 똑같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6억~7억원대 예산의 월드뮤직페스티벌에 비해 2억~3억원대에 불과한 처용문화제의 예산배정 또한 지역문예기관의 주도적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재단이 울산지역 각 구군 문화원과 예총, 민예총 등 지역 대표문예단체의 실무진을 운영위원으로 영입, 이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첫 회의에서 기대했던 의견을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이 날 회의에서는 전통문화축제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올해부터 월드뮤직과 분리되어 개최되는 만큼 시민과 공유하는 전문화된 강소축제로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개최시기는 월드뮤직페스티벌(9월15~17일 예정) 이후 10월21~22일 전후로 제안됐으나, 문체부와 울산시, 북구가 함께 개최하는 문화의달 사업과 일정이 겹친다며 향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축제의 성격 또한 차기 운영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고, 세부계획 및 프로그램도 재단에서 신규 위촉하게 될 축제감독과 몇몇 운영위원으로 구성될 소위원회를 통해 차후 마련된다.

박상언 대표이사는 “월드뮤직과 처용문화제 분리는 양 축제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이며 상생발전과 축제전문화를 위한 축제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축제가 만들어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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