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침체로 새 활로 찾는 울산시
새정부 공약사업 표류가능성에 더 위축
성년 광역시 생일맞아 통큰 선물 기대

▲ 신형욱 사회부장

한달 뒤면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지 꼭 만 20년이 되는 날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올해 신년 간담회에서 “2017년 주변 여건이 어렵지만 침체에서 도약으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담대한 도전의 해로 삼고자 한다”며 “울산경제의 재도약을 이뤄내면서 미래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도시 품격을 높이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주력산업의 침체 등 악재에 직면했으나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계기로 위기극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희망찬 울산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위해 시는 3D프린팅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과 함께 올해 가장 핵심적인 정책으로 꼽고 있는 투자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은 20살 생일을 마냥 자축할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수년간 지속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 주력산업의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놓을 수 있는 산업도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새 정부 들면서 울산의 현안사업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이전 정부의 울산공약 1, 2호인 국립산업기술박물관과 울산국립산재모병원 건립사업은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잊혀진 사업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연구센터, 울산항 배후도로 건설 등 앞선 정부에서 중점 추진해 온 상당수 예타사업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어 새정부가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울산시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2018년 국가예산으로 신청한 신규사업의 거의 대부분이 정부안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져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가 신청한 120여건의 신규사업 중 온전히 반영된 사업은 방사능방재지휘센터 뿐으로 전해졌다. 일부라도 반영된 것도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고작 1억원(신청액 10억원)만 반영된 에너지융합엔지니어링 설계 센터 조성사업(총사업비 120억원) 1건이다. 시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사업도 일부 있을 수 있겠지만 극소수일 것이란 예상이다.

정상 추진이 가능할지 우려되는 현안사업도 많다.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가 삼수 도전 끝에 겨우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새 정부와 여당이 부정적 인식을 여러차례 드러낸 적이 있어 추진 동력을 잃지 않을까 불안감이 크다. 신고리 5·6호기의 지속 건설문제도 찬반 여부를 떠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좌초할 우려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공급, 낙동강 하굿둑 개방문제 등도 울산과 이해관계가 직결되지만 울산의 입장이 반영될 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울산시민들로선 불안과 위기감 속에 광역시 승격 만 20년이 되는 7월15일을 맞이할 수도 있는 셈이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가 오는 25일까지 국정과제 선정을 마치고 30일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울산시도 여기에 맞춰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등 9가지 지역 대선공약사업과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 등 5가지 현안사업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기현 시장도 14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대통령 주재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산재모병원(공공병원) 건립, 지능형 미래자동차 중소기업 첨단산업단지 조성 지원을 건의했다. 이들 사업의 대부분은 한국근대화를 이끌어온 울산은 물론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광역시 승격 20년을 맞이한 울산시민들은 울산이 이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발전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요 공약사업과 현안사업의 반영이 꼭 필요해 보인다. 광역시 20살 생일을 맞이하는 울산시민들에게 새 정부가 어떤 통큰 선물을 해줄지 기대를 가져본다.

신형욱 사회부장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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