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아래 야외작업 근로자들 특히 조심
수분·염분 보충과 작업일정 조절 필수
만성질환자·노인들도 예방조치 관심을

▲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올 여름도 작년처럼 폭염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사병에 대한 염려도 커진다. 더불어 일사병이 무엇인지,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사병은 폭염 등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갑자기 발생하는 체온조절장애를 말한다. 초기에는 현기증, 구역질, 구토, 두통이 나타난다. 진행되면 비틀거리며 헛소리를 한다.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경련을 하며, 전신적으로 땀이 나지 않고, 체온이 39℃ 이상으로 상승한다.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100% 사망한다.

폭염 주의보는 6월~9월에 일최고기온 33℃ 이상인 상태가, 폭염 경보는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기상청에서 발령한다. 기온은 여러 기상조건 중에서 일사병발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외에도 습도가 높거나 바람이 불지 않고 복사열이 높으면 일사병이 발생하기 쉽다. 또 육체노동강도가 세면 몸에서 열이 발생해 체온을 더 높이게 되며, 의복을 두껍게 입으면 상승된 체온이 발산되지 못해 일사병이 발생하기 쉽다. 즉, 건설현장이나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이러한 전형적인 예에 해당된다.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외에도 여러가지 개인적인 위험요인들이 일사병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개인적 위험요인으로는 고온에 순화(적응상태)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폭염이 처음으로 다가오는 초여름에는 미처 몸이 고온에 적응되지 않아 일사병이 생기기 쉽고, 폭염하 옥외에서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노동자일수록 일사병이 생기기 쉽다.

또 65세이상의 고령일수록 생기기 쉽다. 탈수여부도 중요한 요인으로, 폭염 하 옥외작업에서는 탈수방지를 위해 충분한 수분 및 염분제공이 중요하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 복용여부도 영향을 미치며 그날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일사병이 생기기 쉬우므로 작업현장에서는 하루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전날 음주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작업자를 찾아내 작업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 전날 열대야로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작업자 스스로도 탈수상태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틈틈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몸에 이상증세가 있을 때는 관리감독자에게 즉각 알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위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대처를 하는 것이 일사병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폭염하 옥외작업현장에서 관리감독자는 작업 중에 수시로 작업자에게 일사병의 초기 증상(갑작스러운 심한 피로감,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는지 물어봐야 한다. 현장작업자들도 동료 작업자들이 그러한 증상을 호소하면 관리감독자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 또한 건설현장의 사업주는 폭염 속에서 무리하게 공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작업일정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작업자가 아닌 일반인들에 대한 일사병 예방조치도 비슷하다. 일사병에 걸리기 쉬운 경우는 만성적인 질환이 있는 있는 독거노인들이다. 특히 감기 설사 등으로 탈수 상태가 생겨서 일사병에 걸리게 되어도 주변에서 신속하게 대처해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지자체에서는 폭염 기간 독거노인들에 더욱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방문,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일사병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주거환경이 열악해 폭염을 피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는 냉방시설을 가동하는 공공기관이나 민간시설을 개방하도록 협조를 구해 주민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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