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왕 반천초등학교 교사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살아간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민한 문제이지만 ‘행복은 무엇이다’고 정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행복(幸福)’이라는 낱말을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곧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흐뭇한 마음이 들거나 그런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행복’이라는 낱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울산에서는 몇 해 전부터 ‘행복한 I 중심 수업’이라는 교육 브랜드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를 비롯해 지역 사회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교육의 주체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이야 말로 진정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수업이라고 생각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행복한 수업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라는 낱말이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수업에서도 ‘행복’이라는 말은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행복한 수업은 곧 좋은 수업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좋은 수업을 하면 행복해지는 것일까?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민을 해본 문제이지만 이것 역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해요?” “잘 모르겠어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보통 이런 말을 들으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는 이런 말을 들을 때 행복한 마음이 시작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교사로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까?’ 혹은 ‘무엇부터 알아볼까?’하는 호기심으로 수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생긴다.

“이렇게 하면 좀 더 쉽게 알 수 있어.”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알아보자.” 누군가는 수업을 통해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결과가 나타난다고 느꼈을 때 교사로서 행복한 마음을 들겠지만 스스로는 수업에 대한 행복함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이 바로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시작의 단계이다.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의·토론 수업 등으로 결과에 대한 만족감이나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교사들은 그 수업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수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수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되니 흐뭇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행복하니?’라는 질문에 ‘행복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사회적 지위, 금전적인 만족, 학습에 대한 성취 등 주로 결과에 대해 행복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그러나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준비하는 마음이야말로 큰 기쁨을 느끼고 흐뭇하게 해준다. 여행을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도 좋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이야 말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과 같다. 이처럼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행복한 수업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승왕 반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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