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궁궐단청 장식 설계에 반영시켜
문화재청 내년 9월까지 실물건조 실시
충숙공 발자취 선상박물관에 전시 예정

조선 초기부터 임진왜란 이후까지 일본에 파견된 조선의 외교 사절인 조선통신사가 탔던 배가 실물 크기로 복원된다. 울산출신 조선초기 통신사로 대한민국 외교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충숙공 이예의 역사적 발자취가 이번 기회에 전국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2일 ‘조선통신사선(船)’을 2018년 9월까지 실물 크기로 재현하기로 일정을 확정했다. 이날 오후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산단의 한 공장에서 배 짓기 고사가 치러진 뒤 다음 주부터 이곳에서 본격적인 건조작업이 시작된다.

연구소는 1802년 편찬됐으며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가 실린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와 <헌성유고>(軒聖遺稿) 필사본(1822)에 나온 전개도 및 평면도, 선박 운항실태가 적힌 계미수사록(1763)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해 설계에 반영했다.

건조되는 목선의 크기와 규모는 길이 34.5m·너비 9.3m·깊이 3m에 무게는 137t이다.

배는 강원도 삼척과 홍천 등지에서 가져온 소나무와 참나무로 만들어진다.

연구소는 배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2개의 돛을 세우고 양쪽에도 각각 8개의 노를 설치할 계획이다.

조선통신사선이 사찰단청이 아닌 궁궐단청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던 점도 새롭게 파악해 설계에 반영했다.

복원된 조선통신사선은 통신사선을 비롯한 조선 시대 배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는 선상박물관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연구소는 배에 보조엔진을 장착, 외딴 섬 등 문화 향유 소외지역으로 운항하고 한일 양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조선통신사 축제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조선통신사는 1428년 최초 파견 돼 1811년까지 총 15회(임진왜란 전 3회, 임란 후 12회)에 걸쳐 일본을 방문한 사절단이다.

관리와 역관, 의원 등 400~500명이 참가했으며 선단은 6척으로 구성됐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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