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반환 20주년.
▲ 크리스 패튼.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이 홍콩의 중국 반환 20주년을 맞아 중국에 대한 영국의 저자세 외교를 비판했다.

패튼은 28일자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인권과 홍콩의 민주화 등의 문제에서 중국에 ‘굽신거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는 이것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패튼은 중국의 홍콩의 자유와 자주권 침해에 영국 정부가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홍콩의 정치 서적 판매상들이 납치된 것은 양국 간 홍콩반환협정의 명백한 위반임에도 영국은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의식해 저자세를 감수해오고 있다면서 영국 정부는 이들 문제에서 중국에 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현재 옥스퍼드대 총장을 맡고 있는 패튼 전 총독은 “왜 중국 측이 서방 정치지도자들에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말라고 해야 하는 지, 남중국해 섬들의 군사기지화에 대해 자주 언급하지 말도록 요구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영국이 이처럼 중국에 비굴한 처신을 해온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중국과 좋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러한 비굴한 방식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패튼 전 총독은 “영국이 대외 정책에서 갈수록 원칙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중국의 압제적이고 공격적인 정책들을 가능케 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이 중국과 같은 나라들과 무역관계 확대를 모색하면서 저자세 외교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오는 7월 1일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연례 민주화 요구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때맞춰 홍콩을 방문할 예정이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까지 5년간 총독을 지낸 패튼은 시 주석이 홍콩 반환 협정에서 보장된 정치적 자유를 전면 후퇴시킬 것으로 우려하면서 길거리 납치 등을 통해 홍콩 주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철저히 봉쇄하는 것이 시 주석의 게임플랜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