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건조한 기후특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봄은 계절적 특성상 가뭄이 찾아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가뭄이 심각해지기 전 여름철에 많은 비가 내려주면서 가뭄이 해소되어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봄철 비다운 비도 적고, 장맛비까지 내리지 않아 가뭄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대개 제주가 6월19~20일, 남부가 23일, 중부가 24~25일쯤 장마가 시작되는데, 중국 북부에서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제 힘을 다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정도가 매년 최곳값으로 경신되면서, 가뭄과 지각장마 등의 문제는 비단 올해만의 특이한 날씨문제가 아닌, 오랜 기간 축적된 장기적인 기후변화가 초래한 결과인 것이다.

이제는 어느 지역을 가릴 것 없이 가뭄 피해가 크다.

충남 서북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저수율이 0%가 되어 기능이 정지된 저수지가 속출하고 있을 정도인데, ‘최악의 가뭄’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이다.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누적강수량은 189.1㎜에 그쳤다.

이 수치는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누적강수량으로 가장 적고, 평년과 비교해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게 심각한 가뭄은 비단 농민의 문제가 아니다.

가뭄과 폭염으로 감자와 양파 등 밭작물 수확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해 장바구니 물가에 당장 비상이 걸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면 노지 재배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다운 비가 한반도를 흠뻑 적셔주길 바란다. 장마전선이 힘을 붙여 북상해 비다운 장맛비를 뿌리는 시기는 오늘(29일)부터이다. 오늘 제주도를 시작으로, 주말인 토요일(1일)은 경북을 제외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그리고 다음 주에는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이란 예보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장마전선의 예상위치와 강수영역이 달라질 수 있다. 최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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