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동구 동부동 미용실 ‘미인대회’ 박순희씨

▲ 울산시 동구 동부동에서 착한가격업소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순희씨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18년간의 간호사 생활 접고
2007년부터 미용실 운영
타 업소보다 20% 저렴 인기
노인에겐 더 저렴하게 봉사
가수의 꿈 도전 앨범 내고
지역 행사 봉사활동도 앞장

울산 동구 동부동에서 착한가격업소 미용실 ‘미인대회’를 운영하는 박순희(여·54)씨는 간호사에서 미용사로 전직, 이제는 어엿한 자영업 ‘사장님’이 됐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18년간 간호사로 일했던 그는 2007년 새롭게 미용기술을 배워 미용실을 개소, 2011년 동구 동부동 통장의 추천으로 착한가격업소에 등록됐다.

박씨는 “간호사도 직업 수명이 짧은 직업 중 하나”라면서 “외과 병동과 수술실에서 18년 일했지만, 젊고 실력있는 후배 간호사들이 계속 배출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병원을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 대하는 일에 능숙하고 말솜씨가 좋아 영업직을 권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기술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업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용업에 도전하게 됐다. 미용일은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데다 기술로 승부하면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미용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한 그는 수강생 가운데 가장 나이도 많았고, 늦게 입문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덕분에 박씨는 학원에 등록한 지 1달여만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처음 1년여는 지인의 미용실에서 스텝으로 일하며 학원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기술들을 익혀 나갔다. 이후 2007년 남구 무거동에서 첫 미용실을 열었고, 2년 뒤인 2009년부터 지금의 동구 동부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병원에서 일 할때에는 환자가 차도가 보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미용은 두세시간만에 손님의 스타일을 바꿔 결과물을 낼 수 있어 좋다”면서 “하루 온종일 서있어 허리가 아프고 힘들때도 있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업소는 파마와 염색 등 대부분의 미용서비스 가격이 인근 미용실보다 평균 20% 저렴하다. 다른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운영하다보니 가능한 가격이다. 추가로 인근 노인들에게는 더욱 저렴하게 요금을 받는다.

박씨는 “병원에서 일할 때 어르신들이 치료비가 없어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다”면서 “우리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어르신들에게는 가격을 더 저렴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적 가수가 꿈이었던 박씨는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가수에도 도전했다. 올해 1집을 발매하고 동구지역 행사에는 빠짐없이 봉사활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씨는 “우리 가게가 저렴하다 보니 40~50대 주부뿐만 아니라 60대 어르신들도 많이 찾는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가진 미용 기술로 저렴한 가격에 지역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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