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철이 되면 농촌이 바빠진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농촌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울산의 경우 올해 농촌 일손이 부족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공공사업을 조기에 발주하다 보니 농촌 근로자들 중 도시로 모이는 사람들이 많고 두 번째로는 선거가 가까워 오다 보니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도시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울산이 공업도시가 되면서 울산 인근에 있는 농촌들은 일손이 대거 도심으로 물려 드는 바람에 농번기만 되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 농촌을 다녀보면 젊은 사람들 보기가 힘들다. 농촌 어디를 가나 늙은 사람들이 외롭게 농촌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농촌 시책도 기계화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그 동안 우리 영농이 상당히 기계화되었다. 그러나 농업이 기계화되어도 이 기계를 움직이는 것은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일정한 노동력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농촌은 기계를 움직여야 할 사람조차 부족한 현실이다. 인력이 이처럼 부족하다 보니 농촌의 품삯이 천장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울산 인근의 농촌 인건비를 보면 남자가 하루 4만원, 여자가 3만원 정도였는데 올 들어 농촌의 일손이 도시로 몰려 남자는 5만원, 여자는 4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은 정부가 쌀을 비롯해 각종 농산물을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하는 바람에 농촌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농민들은 한결같이 요즘은 농사를 지어도 인건비도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이 때문에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요즘 울산 인근의 농촌에는 휴경지가 많다. 그런데 우리 농촌이 이렇게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 70년대 이후 우리 나라가 산업화되면서 공업국이 되었지만 그러나 아직 우리 경제는 농업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농촌의 안정 없이 우리사회가 안정될 수 없다. 울산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울산 인근 농촌의 일손 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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