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김두수기자
◇한미 워싱턴정상회담 몇몇 뒷이야기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번 한미 정상회담 및 주요일정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더러 있었다. 한미 정상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언론발표후 무려 7시간 지나도 합의문이 나오지 않아 청와대는 물론 워싱턴 취재진의 애간장을 태웠다. 본사 김두수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몇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본사 풀기사 전송…합의문 지연에 긴장감도

○…방미 취재진 가운데 최대 관심사인 한미정상 공동 언론발표 현장인 백악관 ‘로즈가든’ 풀취재기자는 경상일보를 비롯해 일부만 허용돼 현장에서 생생하게 뉴스 전달이 가능했다.

미국 현지시각 6월30일(한국시간 7월1일 새벽1시께) 오전 9시께 본사 기자는 영상 풀기자와 함께 버스로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출발, 10여분 만에 도착후 백악관 검문대에서 대기했다.

햇볕은 한국보다 훨씬 뜨거운 섭씨 35도를 웃돌았고 무거운 기자재를 짊어진 카메라 취재진과 영상팀은 연신 땀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우리측 안내팀에 따라 백악관 보안팀에 의해 신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친뒤 로즈가든 입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2차 검증작업이 진행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100여명의 외신(펜.카메라·영상)기자들과 뒤섞어 로즈가든으로 들어가려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지시각 30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양국 합의문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7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던 청와대와 취재진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왔다.

통상 정상간 공동성명은 공동 기자회견이나 언론발표전 공동성명문이 취재진에게 배포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가 백악관측에 상세히 알아본 뒤 취재진에게 “트럼프 정부 출범후 여러나라와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한번도 1~2시간내 합의문이 나온적이 없었다. 심지어 3일이상 걸린 경우도 있었다”고 밝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수행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7시간이 마치 7년 같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만찬과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한 개인적 유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사안의 중대성상 합의문 문안 정리는 실무진들이 막판까지 조율을 하는 등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파견된 취재진도 언론공동발표 시점(한국시간 7월1일 오전 1시~2시)과 본사 편집마감시한에 걸려 매우 분주한 반응을 보였고 각사 본사데스크의 기사 요구에도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앞에서 소란을 피운 취재진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치는 바람에 현장 기자들이 “역시 트럼프는 못말려!”라는 우스개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문 대통령과 사진촬영이 시작되기전 백악관 취재에 익숙하지 않은 외신 기자들이 몰려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심지어 취재진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면서 소파를 밀쳤고 서로 부딪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이 있던 램프도 흔들렸다.

이에 백악관 경호원이 트럼프 대통령 무릎 위로 떨어지기 전 흔들리는 램프를 붙잡는 일까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 “진정하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빠지고 있네”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옆에 앉은 문 대통령에 “그들이 테이블을 쓰러뜨렸다. 평소에는 매우 친절한 기자들이다. 신경쓰지 마라. 물론 테이블은 망가졌지만”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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