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 출범 10년…울산항 경쟁력과 미래는
(하)울산도 항만분권 시대 대비해야

▲ 동북아 액체화물 허브항을 꿈꾸는 울산도 울산항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과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울산항만공사(UPA)의 체질 개선과 함께 항만분권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울산항 전경.

운영관리권 지자체 산하로 이관 항만공사 체질 개선
시·UPA·해수청, 업무조정·항만기능 일원화 지적도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 ‘통합론’도 제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화두 중 하나가 ‘지방분권’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지방분권 추진기구 설립 등 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항만분권’은 새 정부 기조와 맞물려 그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다. 동북아 액체화물 허브항을 꿈꾸는 울산도 울산항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과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울산항만공사(UPA)의 체질 개선과 함께 이 같은 분권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새정부 기조 맞춰 항만공사 자율성·항만자주권 목소리

새 정부 들어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 ‘항만분권’이다. 골자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인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를 지자체 산하로 옮겨 시(도)가 직접 항만 운영을 하도록 하거나 항만공사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자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항만 운영관리 주체가 지방정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해수부가 항만공사를 운영하고 있어 지자체가 항만개발 등을 하는데 한계가 있고 사업 추진에 엇박자를 내는 등의 불합리한 요소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달 초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항만 관리 권한 일부라도 지자체에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등 부산지역 항만단체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 보장을 비롯한 부산신항 항만자주권 확보, 부산으로의 해양항만자치권(항만분권) 이양 등을 촉구하는 등 항만 분권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 출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한 것도 이러한 항만분권 가능성에 대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장관은 취임 전부터 항만공사의 지방공사화를 비롯한 항만분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항만공사의 지방공사화를 비롯한 항만분권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고, 결국 그렇게 되면 출범 10주년을 맞는 울산항만공사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만업계 UPA 지방공사화 ‘찬성’…항만기능 일원화 촉구

울산지역 항만업계에서도 UPA의 지방공사화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지역 항만업계 한 관계자는 “울산항만공사가 출범한 지 10년이 됐으나 액체화물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울산항의 경쟁력은 여전히 물음표”라며 “즉 이는 UPA가 해수부 산하 기관이어서 굳이 타 항만공사와 경쟁을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하려 해도 해수부 산하 기관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 아니다. 하루 빨리 지자체로 산하 기관으로 이관되어야 한다”면서 “또 울산시와 UPA, 울산해수청 간 명확한 업무조정과 항만기능 일원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UPA 관계자는 “만약 지방공사화가 되면 항만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와 업무 등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면서도 “부산과 인천의 경우 항만재개발 등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부분이 많은 반면 울산의 경우 그렇지 않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겉으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항만기본계획 수립 등에 있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등 시 입장에서는 긍정적 부분이 많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국가재정이 상당부분 지방으로 이양되는 등 전제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전국 5개 항만공사 가운데 지방정부 산하인 경기평택항만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를 하나로 통폐합해 가칭 ‘한국항만공사’를 만들자는 항만공사 통합론도 나오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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