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美 유엔대사 “이방카는 공복의 일원으로 자신을 여겨” 엄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가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부친의 자리에 대신 앉은 것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발단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이방카 모습의 사진이 실린 트위터.

백악관의 설명은 양자회담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잠깐 뜨자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대리 착석한 것이라면서 그다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 각료가 아니라 백악관 고문에 불과한 인사가, 그것도 친딸이 대통령을 대신한 것을 놓고 비난이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백악관 공보국장과 선임고문을 지냈던 댄 파이퍼 CNN 정치평론가는 트위터에 “미국의 중요한 점은 정부의 권위가 혈통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부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친이 대통령이라고 정부 수반의 역할을 과연 대신할 자격이 있느냐는 의문제기이다.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 진보언론을 담당한 잘리나 맥스웰은 MSNBC에서 “완전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테리사 메이나 블라디미르 푸틴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만한 어떤 자격과 경험이 그녀에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게 이 정부에 내재하는 부패의 정도”라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최근 인터뷰에서 ’정치에서 벗어나 있으려고 한다‘고 했던 이방카가 중국과 러시아, 터키 대통령들과 독일, 영국 총리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CBS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을 공복(公僕) 가족의 일원으로서 여긴다고 생각한다”며 “그녀는 세계를 돕는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 시간을 낭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엄호했다.

그는 “그녀가 집중하는 어떤 이슈들이 있는데 그 일이 일어났을 때가 그런 (이슈가 논의되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이방카가 대리 출석한 당시 G20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 여성 기업가들에 대한 재정·기술 지원을 위한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 출범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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