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착설에 “도움될 정보 못받았다”고 해명하려다 제발등 찍어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대선 기간에 러시아 측 인사의 도움을 받으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그가 해명을 하려다 오히려 잘못을 시인하는 형국이 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주니어가 대선에서 러시아 측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보낸 해명 자료가 오히려 자신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9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불리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러시아 변호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본부장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간 직후 취재원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가짜뉴스”라고 일축했겠지만, 그의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죄를 입증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도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NYT에 보낸 해명 자료에서 문제의 러시아 변호사가 “러시아와 관련된 몇몇 개인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자금을 댄다는 정보를 언급했지만, 너무 모호했고 구체성이 없었으며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았다”면서 “무의미한 정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보나 세부사항을 주거나 제시하지도 않았다. 이 사람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없다는 사실이 곧 분명해졌다”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겠다는 이야기는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주장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의 이러한 해명 자체가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를 꺾기 위해 러시아의 개입을 허용했다는 혐의를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겠다는 이야기는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구실”이라는 문구를 재차 강조하면서 트럼프 주니어가 클린턴을 불리하게 할 정보를 러시아 변호사로부터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만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P는 이를 “(놀라서) 숨 막히는 시인”이라고 표현하면서 트럼프 주니어가 이후 해명 자료에서 러시아 변호사에게서 대선에 영향을 줄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늘어놨지만, 이는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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