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온열질환관리

▲ 곽경훈 울산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기도로 물 넘어가 흡인성 폐렴 우려
열사병은 의식없고 중추신경계 장애
충분한 수분 섭취하면 열탈진 회복

6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장마가 이어지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란 뉴스 속 생경한 단어가 일상 생활을 파고들고 있다. 장마는 실종되고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며 하루가 멀다하고 휴대폰에는 ‘폭염경보’를 알리는 메시지가 울리는 도깨비같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폭염 속에 증가하고 있는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보았다.

◇무더위로 인한 열탈진과 열사병 구분해야

온열질환은 크게 열탈진(Heat Exhaustion)과 열사병(Heat Stroke)으로 나눠지는데, 어감도 비슷하고 두 질환 모두 무더위에 적절한 수분 섭취 없이 노출될 경우 발생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질환의 임상경과와 예후는 완전히 다르다.

열탈진(Heat Exhuastion)은 흔히 ‘더위 먹었다’고 사람들이 표현하는 질환으로 무더위에 노출되거나 무더운 환경속에서 적절한 수분섭취 없이 육체적 노동 후 발생하기 쉬우며, 어지러움, 구토, 무기력감이 나타나지만 심한 체온 상승이나 의식 상태의 변화는 없다. 따라서 그늘지고 시원한 공간에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안정을 취하면 쉽게 증상이 호전되고, 병원에 내원하더라도 입원 치료없이 수액 투여만으로 회복하고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열사병(Heat Stroke)은 무더위에 노출되거나 무더운 환경에서 적절한 수분섭취 없이 육체적 노동 후 발생하는 부분에서는 열탈진과 비슷하지만, 오랫동안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어 극심한 탈수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심부 체온이 높아져 의식저하와 같은 중추신경계 장애가 동반되는 중증질환이다.

곽경훈 울산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여름철 유치원 차량에 아이가 방치되었다가 발견되어 결국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장애가 남는 사건이 열사병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휴식과 음료 섭취가 필수

따라서 열탈진과 열사병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앞서 언급했듯이 열탈진은 명료한 의식상태에서 어지러움, 구토, 전신무기력감을 호소하지만 이에 반해 열사병은 중추신경계 장애가 나타나서 의식이 없거나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혼동상태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열탈진의 경우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옮기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한 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응급실로 내원해서 치료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열사병의 경우 119 구급대에 신고하여 즉시 응급실로 옮겨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거나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다.

또한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환자에게 무리하게 물이나 음료수를 먹이면 물이나 음료수가 기도로 넘어가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흡인성 폐렴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절대로 물이나 음료수를 먹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열탈진이나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곽 전문의는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을 때 야외활동 또는 실내라고 하더라도 고온 다습한 공간에서 장기간 머무르는 것을 피해야 하고 부득이 근무 또는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경우 충분한 휴식시간과 더불어 틈틈이 물이나 음료수를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며 “어지러움, 구토, 무기력감이 나타날 경우 즉시 시원한 곳을 찾아 안정을 취하고, 횡설수설하거나 피부가 메마르고 건조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경우 즉시 119 구급대에 신고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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