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밍’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학철(충주1) 도의원이 장문의 해명 글을 SNS에 올렸으나 이 SNS 글마저 구설수에 올랐다. SNS캡처.

‘레밍’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학철(충주1) 도의원이 장문의 해명 글을 SNS에 올렸으나 이 SNS 글마저 구설수에 올랐다.

김학철 도의원은 24일 이른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이가 들수록 말이 없어지는 이유, 어리석게도 너무나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 알게 됐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얼핏 사과문으로 보이는 글은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단순한 사과문으로 보긴 어렵다.

김 의원은 1만 2천자에 달하는 장문의 글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홀어머니의 삼남매를 위한 헌신 등으로 불우했던 자신의 성장 과정, 그리고 그런 성장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이혼 등 개인사를 세세히 적어갔다.

이어 레밍 발언 논란에 대해 “파리 현지에서 시차 적응도 안 되고 피곤한 상태에서 어휘 정제가 되지 않았고, 그 와중에 기자와의 통화 중 그런 말이 튀어나온 것”이라며 “지난 가뭄 때 충남도의회 연수 등 통과 의례처럼 보도되는 그런 비판 기사 취재를 위한 것으로 생각했고 레밍 신드롬, 즉 편승효과를 얘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감히 말씀드리지만, 미치지 않고서야 어느 선출직 의원이 국민을 들쥐, 설치류라고 말하겠나”라고 강조한 뒤 “장거리 비행 끝에 쏟아지는 외유 비난에 부지불식간 비몽사몽간에 헛소리를 한 것”이라며 거듭 사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해명을 하면서도 ‘레밍 발언’에 대해 보도한 언론에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이것을 가지고 또 많은 언론들이 편승되어 시궁창 쥐니 들쥐니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의 기사로 확대 재생산을 했다”며 “저는 1만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무런 대응도 못한 채 최악의 물난리 피해 밖에 놀러간 놈들로 매도되어 있었고 국민적 공분을 산 죽일 놈이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한데, 언론사는 무수히 많아도 참된 언론은 드문 것 같다”며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의 그늘에 기생하려는 매춘언론과 레밍언론만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열렸다. 수해로 물난리가 났는데 해외연수 나갔다고 소명절차도 거치지 않고 단 3일만에 제명시킨다는 발표를 해버렸다. 이 나라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만 2천에 달하는 많은 내용 중 특히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 등에 대한 내용이다.

김 의원은 “추경안 통과 해달라고 아우성치던 더민주당 국회의원들 예산안 통과하던 날 자리 안 지키고 다 어디가셨나? 지역구도 아니고 소관 상임위도 아닌 도의원들 다 제명했으면 같은 잣대로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려지는 분, 수해복구가 아직 진행중인 데도 외국 나가신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나가신 높은 분들, 최악의 가뭄 상황인데도 공무로 외유나가셨다 돌아오신 각 단체장들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급공무원보다 못한 대우받는 애꿎은 도의원들 희생양 삼아놓고 사지로 몰아넣었으면 최소한 양심이라도 있어야 할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학철 의원은 글 말미에 레밍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레밍이란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마시라”며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는데도 내가 뽑았다고 무조건 박수쳐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지 않게 경계하시고,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고 옮기지 마시고, 상사가 잘못된 지시를 한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거부하시라. 그게 레밍이 되지 않는 길이다”라고 충고했다.

글이 게재된 직후 오히려 김학철 의원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김학철 도의원의 글을 두고 사죄의 글이 아니라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한 글 같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뉴스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