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2학기부터 폐지 권유
회복적 학생생활교육 도입키로
“학생지도 애로·교권 더 후퇴”
교사들 대체수단 없는 폐지 우려

학생 체벌 방지 차원에서 지난 2009년 도입된 ‘학생생활평점제’(이하 상벌점제)가 경남지역에서는 내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경남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상벌점제를 2학기부터 폐지를 권유하고, 내년부터는 전면 폐지하는 대신 ‘회복적 학생생활교육’을 적극 도입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상벌점제는 교사가 좋은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는 블루 포인트를, 나쁜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는 레드 포인트를 부여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생활지도의 수단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벌점이 부과되는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학생 인권 침해 소지로 학부모들의 반발을 야기했다.

현재 경남에서는 초·중·고교 가운데 14% 가량이 상벌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경남교육연대가 고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5.7%가 아직 상벌점제가 남아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상벌점제가 좋지 않다고 응답한 학생이 84.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생과는 달리 교사 입장에서는 체벌 없이 학생을 지도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던 상벌점제가 대체수단도 없이 폐지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양산의 한 고교 교사는 “체벌이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상벌점제까지 없앤다면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없다”며 “교권은 더 후퇴하고 일선 교육현장의 질서는 더욱 문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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