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대왕암공원 장구바위

▲ 장구채를 안산으로 하는 장구산 주위의 절벽사이로 파도가 들락거린다.

대왕암공원에 펼쳐진 기암괴석들
다양한 모습·색상에 위용 느껴져
등대산 좌측 산책로 가운데 장구바위
절벽사이로 파도 들락이며 장구소리
사신사 환포구조 완벽히 구성된 명당
장구산 이어지는 맥 언저리에 쇠말뚝
동구·울산 기운 재생위해 제거돼야

공원으로 개발된 울산 방어진 울기등대 산 입구를 들어서면 황금색을 입힌 거대한 용 형상의 어린이 놀이 기구가 있고, 능선을 따라 시야에 들어오는 연이어진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그들 사이로 피어오르는 일출을 동반한 해무(海霧)는 태고(太古)의 신비스러운 원시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일산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북서쪽의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90도 절벽을 이루는 바위표면에서 풍기는 누런빛과 붉은 빛으로 나타나 보이는 기운! 기암괴석의 다양한 모습과 위용은 쳐다만 보아도 온몸에 생기(生氣)를 전하는 전율이 느껴진다.

▲ 대왕암 초입에 있는 부부사랑바위.

바위들의 모양에서 연상되는 물형에 이름을 붙인다면 아마도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물형들의 이야기 거리가 여기에 다 있을 정도로 그 모양들이 다양하다.

반대편 동해 바다와 연결된 해안선에는 어른 머리 크기의 몽돌들이 즐비하게 널려져 있는데 그 사이로 부드러운 파도가 물밑의 해초를 너울거리며 흰 살을 보인다. 타원형 몽돌을 하나들어 그 얼굴의 평온한 곡선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시름이 파도에 쓸려 가버리고 없어지는 듯하다. 게다가 해안선 끝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왕암과 다리는 장관이다. 초입에 있는 해녀의 판장을 만나 군수 한 마리 썰어 놓고 소주라도 한잔 걸치는 날엔 울기등대산에 살고 있는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울산 동구에 십여 년 살면서 등대 산 구석구석을 다녔다. 울기등대산 소나무사이로 보이는 기암괴석들 그리고 이들과 어울리는 바다와 파도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은 희열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여의주를 가지고 파도와 놀고 있는 거대한 한 마리 용(龍) 대왕바위·물속에 있는 배꼽바위·부부소나무와 그 아래 서로 꼭 껴안고 있는 부부사랑바위·우뚝 서 있는 장군바위·갑옷바위·남근바위·장구바위·무희들이 춤추는 기녀바위·에메럴드 빛의 보석바위 등과 어울리는 다양한 야생화들이 있다.

▲ 쇠말뚝이 발견된 곳.

등대 산 전체는 괴석의 표면색상에서 나타나듯이 울산이 간직한 보석덩어리 중 가장 빛나는 보석일 것이리라.

장구를 닮은 장구바위는 일산만이 보이는 산책로를 따라 10분 정도가면 등대 산 좌측 해안산책로 중간지점에 있으며, 명당기운의 증거로 청룡·백호·주작·현무를 지칭하는 사신사(四神砂) 환포구조가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는 중심 지맥과 연결되어 있다.

장구바위의 본신(本身)은 등대산이고, 아버지산은 염포산, 할아버지 산은 무룡산이다. 등대산 중간지점에서 북동쪽 해안으로 뻗어 내린 지맥에서 좌우의 보호 산으로 둘러 싸여 장구바위를 만들었다.

소리를 내는 장구벽면에 해당되는 두 개의 90도 절벽 그 사이로 파도가 들락거리며 장구벽을 두드려 소리를 낸다. 장구바위 옆쪽에는 용굴로 알려진 덩더쿵 굴이 있는데 여기서 덩더쿵 장구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용머리 바위.

앞쪽에는 바다 속 섬돌로 된 45도로 기울어진 장구채가 있어 이를 남근바위라 부른다. 일산만 쪽 방향에 바위섬으로 된 여기암(女妓岩)이 바라보인다. 여기암은 기녀암·미인섬·민섬으로 불리며 이 곳에서 춤을 춘 듯하다. 장구는 잔치에 흥을 돋우는 놀이 기구이다. 풍어를 기원하는 의식이나 고기잡이 나갔던 배들이 만선이 되어 돌아온 것을 축하하는 잔치에 장구는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장구바위 건너편은 임금이 풍류를 즐겼다는 어풍대(御風臺)가 있다. 원형의 해안선으로 된 일산만은 그 곡선이 모래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자랑하고 있다.

장구 지맥을 숨기고 있는 울기등대산은 일산동 주민의 풍어 만선을 축하하는 잔치에서부터 태평성대를 누리던 신라왕들의 휴양지 여흥이 묻어 있는 천년 숨결의 기운이 간직되고 있는 풍요로운 명소인 것이다. 이런 기운이 있었기에 신라가 삼국통일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등대산의 산천정기가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느 시대 누구의 행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장구산으로 이어지는 중심 맥 언저리에 쇠말뚝 또는 쇠침으로 추정되는 것이 박혀져있는 흔적이 답사 중에 발견 되었다.

▲ 대왕암공원 용 놀이기구.

풍어만선 태평성대의 정기를 해치고자하는 목적으로 저지른 소행으로 보이는데 누가 무엇 때문에 왜 박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쇠말뚝은 일제치하 시에 일본인 들이 조선의 민족정기를 말살시키는 작업의 일환으로 전국의 명당자리를 찾아 지기(地氣)를 손상시키기 위해서 저지른 만행(蠻行)으로 인식되어져 있다.

▲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장·풍수공학박사

한반도 동남단 산업수도 울산은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에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특히 동구는 무룡산을 머리산으로 대왕암의 거대한 황룡 기운을 받아 현대중공업을 세계 일등 조선국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기운이었다고 보아진다. 그리고 장구산의 기운과 어울려 오랫동안 영화를 누려야하는데, 장구산 정기를 단절시키는 쇠말뚝의 영향으로 그 영광의 시간이 단축되고 있지는 않았는지? 풍수지리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소통으로 순리적 관계가 될 때 서로의 에너지를 더 크게 나누게 된다. 그렇다면 쇠말뚝이 인화단결의 기운으로 제거되어 장구산의 태평성대 풍어만선 기운이 살아나게 되는 날에는 동구와 울산 그리고 한반도의 기운은 분명 좋아지게 될 것이다.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장·풍수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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